증권가 “호실적·불안한 정세, 국내 방산 주가 상승 견인”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방산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이라크 수출이 성사되면서 최근에만 25%에 가까운 수익률을 보였다. 현대로템의 경우 올해 코스피 성적과 비교하면 시장 대비 수익률이 113%포인트에 달한다. 증권가도 한국 방산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6% 오른 21만45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 8만원대 후반으로 시작해 지난 7월 24만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연초 대비 14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이 기간 코스피가 2.86%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성적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2911억원, 개인이 241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견인했다.
이달 9일 이후 7일 간 주가는 25% 넘게 올랐는데, 이라크로의 수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 실제 이라크 국방부와 3조7135억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상승 모멘텀은 더 커지고 있다. 천궁-II는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미사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대표주자다.
증권가는 서둘러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달 들어 LIG넥스원에 대한 투자의견을 밝힌 6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가는 25만6500원으로 지난달 평균 목표주가(23만8800원) 대비 2만원 가까이 높여 잡았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천궁-II가 한국 방산에서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며 “(이라크 수출이) 천궁-II의 신규 수출이나 기존 도입국의 추가 도입, 향후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추가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좋은 실적과 불안한 정세가 국내 방산의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방산주 현대로템 역시 올해 111% 주가가 뛰었다. 20일에는 신고가도 다시 썼다. 현대로템이 연내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2차 실행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전해졌다. 이날 주가는 장중 5만7100원까지 터치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약 4조5000억원)로 K2 수출 계약을 맺었고 1차 실행계약은 180대 규모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46대가 납품됐고, 올해 하반기에 38대, 2025년까지 96대가 인도되면 종료된다.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폴란드 K2 인도 대수를 38대로 가정하면 3분기와 4분기 실적은 더욱 양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폴란드 K2 전차 2-1차 계약을 연내 체결하면 2027년까지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동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통신 수단으로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수천개가 동시에 폭발했고 헤즈볼라와 레바논 정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 등은 이스라엘을 폭발 공작의 배후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