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영화·드라마·가요 등 이른바 'K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나라가 올해 상반기 다른 나라와 음악·영상 부문 저작권 거래를 통해 역대 가장 많은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지적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는 1억4000만달러(약 186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가운데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 거래만 따로 모아 받은 지식재산권 대가(수출)에서 지급한 대가(수입)를 뺀 것이다.
작년 하반기(+3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은 줄었지만,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1억9000만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크게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으로 나누면, 산업재산권에서는 특허·실용신안권(-6억달러)과 상표·프랜차이즈권(-5억8000만달러)을 중심으로 11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하지만 저작권의 경우 문화예술저작권(+6억5000만달러)과 연구개발·소프트웨어 저작권(+6억9000만달러)의 동반 호조로 13억4000만원의 흑자를 거뒀다. 작년 상반기(+10억4000만달러)나 하반기(+1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커졌다.
특히 문화예술저작권 가운데 음악·영상 부문 흑자(+6억1000만달러)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등으로 우리나라 콘텐츠가 많이 수출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음악·영상 부문의 호조 덕에 문화예술저작권은 2020년 상반기 이후 아홉 반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흑자 폭도 2022년 하반기(+6억7000만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컸다.
기업 규모별 지식재산권 수지의 경우 국내 대기업이 33억3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흑자폭 2위를 기록했다. 전기전자제품 관련 소프트웨어 저작권 및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늘면서다. 반면 국내 중소·중견 기업은 3억9000만 달러 적자로 반기 기준 적자폭 1위를 보였다.
거래 상대방별로는 미국이 8억5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11억8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축소됐다. 2차전지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과 자동차 관련 상표권,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중국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축소 등으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감소에 12억5000만 달러 흑자로 흑자폭이 줄었다. 일본은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늘면서 흑자 전환했다.
영국은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은 감소하고, 컴퓨터프로그램 수입은 증가하면서 17억4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반기 기준 적자폭 1위를 보였다. 베트남은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증가로 9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