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오는 10월 16일, 전남 영광군과 곡성군에서 치러질 재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한 지역 정치 이벤트에서 벗어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간의 치열한 대결이 형성되면서 선거의 무게감이 급격히 커진 상황이다.
이번 재선거는 두 거대 정치 세력이 호남에서 펼치는 대리전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이 철옹성처럼 유지해 온 호남의 정치적 지형을 두고 조국혁신당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명국 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이재명과 조국이 직접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각각 영광과 곡성을 오가며 현장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막강한 당내 조직력과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전남도당과 국회의원들을 총동원해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조국 대표는 '월세 살기' 운동으로 직접 현장에 머무르며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선거는 이들 두 정치인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순히 군수 한 자리를 놓고 벌이는 선거가 아니다. 이번 승부가 2026년 지방선거와 이후의 대선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두 대표 모두 승리가 절실한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1인당 연간 100만 원의 기본소득 공약을 내걸고, 농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1인당 120만 원의 행복지원금 공약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진보당 역시 농민 후보를 앞세워 생활 밀착형 공약을 제시하며, 농민과 자영업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선거는 막대한 선거자금이 투입되면서 일각에서는 '쩐의 전쟁'으로까지 불린다. 야권의 권력 재편이 걸린 이번 선거는 각 당의 정치적 생존과도 직결돼 있어, 자금 싸움 또한 치열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호남의 정치 지형이 크게 변동될 수 있으며, 이는 내년 총선, 더 나아가 차기 지방선거까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의 현장 분위기를 보면 영광과 곡성의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표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상태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호남 지역의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각 정당의 후보들은 지역 밀착형 캠페인에 집중하면서 막판 유권자 잡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영광군과 곡성군의 재선거는 한낱 지역 선거가 아닌, 앞으로의 한국 정치 지형을 결정지을 중대한 사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승리 여부가 각 정당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