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수요 변화, 철강·조선 후판협상 변수
정부 중국산 후판 반덤핑 조사도 협상 영향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 변수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중국산 후판 제품에 대한 반덩핌 조사에 이어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국내 철강-조선의 줄다리기 싸움을 어떻게 전개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판 가격은 철강사와 조선사 양측 모두 중요하다. 후판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철강사와 조선사의 실적에 후판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최근 철강사들은 전 세계 철강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후판 가격 협상에서 철강사들이 가격 인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철강사들과 대조적으로 조선업계는 호황을 맞이한 상황도 철강사들이 배수진을 치는 요인 중 하나다. 선박의 신규 발주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반면 조선사들은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한 만큼 후판 공급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 철강의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데 후판을 이전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 조선사들의 주장이다. 특히 저렴한 중국산 후판이라는 다른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철강사들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 유인도 적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후판 협상의 변수는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국내 정부의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다. 중국 정부는 최근 총 2000억위안(약 38조원)에 달하는 대형 인프라 및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의 건설·부동산 경기가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활기를 찾을 경우 철강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중국 내 철강 수요 변화는 국내 후판 협상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그간 국내 수요 부진으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왔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지난해 112만톤으로 전년보다 73% 증가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수입량은 68만8000톤으로 전년보다도 12% 또 늘었다. 중국 철강 수요 증가가 국내 중국 수입산 감소와 함께 후판 가격 인하까지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중국산 후판 제품 덤핑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 여부 조사에 착수한 것도 변수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현대제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샤강을 비롯한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덤핑 조사를 두고 철강사들은 환영한 반면, 조선사들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