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트럼프 관세 공격 노출…이민자·국경 보안 정책에 불확실성
국내 기업, 북미 공략 위한 전진기지로 멕시코 활용…상황 예의주시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관세 카드를 잇달아 꺼내들 것을 전망된다. 이에 최근 수년 새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로 자리잡은 멕시코의 불확실성이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내년 1월부터 트럼프 당선인을 다시 이웃 정상으로 맞이하게 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가 대미관계 급변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양국 관계에 걱정할 것은 없다"며 국민과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심 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아직 완전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관련 언급에 신중함을 보였던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트럼프의 복귀로 멕시코보다 더 큰 '충격파'가 예상되는 나라는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업체의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든가, "이민자와 마약 유입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멕시코와 미국 간 생산 체인이 촘촘하게 연결된 사실을 고려할 때 관세 부과가 당장 이뤄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일각의 전망도 나온다. 다만 최근 수년 새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로 자리 잡은 멕시코로써는 미국의 고율 관세만큼 치명적인 위협은 없다. 영국 소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멕시코는 이제 잠재적으로 '트럼프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주요 경제국"이라고 말했다.
국경 보안과 이민자 관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이민 시스템을 재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대 1000만명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 추방, 국경 순찰을 위한 1만명 규모의 요원 신규 고용, 군 예산 투입을 비롯한 국경 '봉쇄' 등이 그의 대표적 공약이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멕시코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가깝고 임금도 저렴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수혜도 받고 있다. 중국마저 멕시코를 미국 제재의 우회로로 활용할 정도다.
삼성전기는 멕시코에 전장용 카메라 모듈 생산기지를 설립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멕시코 현지 법인 설립도 완료했다. LG이노텍은 멕시코 현지 전장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구동모터코아 멕시코 제1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내년 3월을 목표로 제2공장을 착공 중이다. LS전선은 멕시코에 대용량 전력배전시스템인 버스덕트 신규 공장을 2025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두산밥캣도 북미 시장의 건설장비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멕시코에 신공장을 짓는다. 멕시코 신공장이 가동되면 두산밥캣의 북미시장 로더 제품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약 20%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