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우크라 ‘종전’ 공언…2기 핵심인물 우크라 지원 부정적
종전 현실화시 폴란드 등 나토 방위전략 변수…방위비 인상은 기회
더 강해질 트럼프 중국 견제…美해군 강화 위해 K-조선 협력은 호재
종전 현실화시 폴란드 등 나토 방위전략 변수…방위비 인상은 기회
더 강해질 트럼프 중국 견제…美해군 강화 위해 K-조선 협력은 호재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트럼프 2기 불확실성에 따른 지정학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된 외교·안보 정책을 예고한 만큼 지정학 변수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당장 트럼프가 공언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언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진행될지 국내 산업계의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정책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국무부 장관으로, 마이크 왈츠 하원 의원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될 것으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국무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사령탑이고,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고위 참모다. 이들 모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인물의 발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여러 차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을 강조해왔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2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에 트럼프는 강하게 비판해왔다. 트럼프는 바이든을 겨냥해 “뇌의 절반이라도 있는 대통령이 있었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막는 일은 너무나도 쉬웠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트럼프 2기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자신의 SNS에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시사하는 영상을 올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옆에 얼굴을 찡그리고 서 있는 사진 위에 “용돈을 잃기까지 38일 남았을 때의 모습”이라고 적힌 이미지를 공유했다. 트럼프는 젤린스키를 향해 “지상 최고의 세일즈맨”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은 국내 방산업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방산업계가 최근 폭풍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가장 밀접한 동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강화가 있었다. 대표적 국가가 폴란드다. 최근 3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457.7%, 233.7% 증가하는 것은 폴란드 수출 성과가 실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로 인도된 K-9 24문과 천무 12대가, 현대로템은 K-2 수출 물량이 반영됐다. 또 다른 동유럽 국가인 루마니아도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1조3000억원 규모의 K-9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이 현실화되면 각국의 국방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줄곧 동맹에 대한 군사지원을 줄이겠다며 동맹국들에 방위비 인상을 압박해왔다. 실제 유럽연합은 공동 예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른바 '결속 기금'의 사용처 제한을 완화해 방위산업 지원의 길을 열어두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부터 2027년까지 모인 결속 기금은 약 3920억유로(585조원)에 이른다. 이 기금은 무기와 탄약을 직접 구매하지 못해도 이번 방침으로 무기·탄약 생산 증대 등 방위산업 지원 용도로는 가능해진다. 세계 각국의 방위비 인상은 국내 방산업계로서는 무기 수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트럼프의 대(對)중국 외교·안보 정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시아 패권을 노리는 중국에 트럼프 2기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왈츠 하원 의원은 과거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 억제에 대해 “우리(미국)는 태평양의 동맹들에게 미국이 그들과 굳건하게 함께 할 것이라는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밖에서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은 일본과 한국에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력하게 하는 것 외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에 이어 이날 급유함 ‘유콘’함 유지·보수·정비(MRO) 수주 사업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도 내년 미 함정 MRO 사업 수주를 본격화할 전망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