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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조민영 기자] 세월호 선사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무그룹 회장이 주말까지 은신했던 전남 순천의 한 폐식당에는 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27일 현지 경찰에 따르면 통나무로 지은 이 식당은 유 씨의 도피를 도왔던 염소탕 식당의 주인 부부가 관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식당에서는 불과 3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도로 옆으로 난 좁고 경사진 길을 따라 50여m를 더 들어가야 했다.도로에서도 잘 보이지 않아 인적이 드문데다 산으로 둘러싸여 은신처로는 적합해 보였다.식당은 열쇠가 채워진채 굳게 잠겨 있었지만, 주방으로 통하는 창문이 열려 있어 내부를 볼 수 있었다.싱크대 아래에는 최근에 요리를 한 듯 음식물 쓰레기 봉지가 놓여 있었고 유 전 회장이 즐겨 마신다던 미네랄 생수 1병이 있었다.넓은 거실에는 크고 작은 전기 스탠드 4개가 세워져 있었고, 급하게 떠난 듯 음식을 담은 비닐봉지와 반찬통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통나무집 뒤 뜰에는 버려진 미네랄 생수병 10여개가 뒹굴고 있었고, 유기농 우유병 2개도 눈에 띄었다. 이 우유는 '유기농 우리울타리 우유'로 금수원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유 전 회장이 도피 중에도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미네랄 생수와 유기농 과일, 음식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인다.집 내부에는 미넬랄 생수가 상자 채로 보관돼 장기 은신을 계획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이날 오후 7시께 인천지검 소속 수사관 5명은 30여분간 폐식당을 압수수색했다.이들은 다판다 상표가 찍힌 종이상자 3개와 유 전 회장의 옷가지를 담은 비닐 가방을 들고 서둘러 현장을 철수했다.비닐 가방에는 아이보리색 양복 상의와, 허리띠, 바지, 티셔츠 등이 눈에 띄었다.폐식당과 1km떨어진 산 속에는 금수원에 있는 것처럼 폐기차의 객실 2개로 만든 연수원이 있다.검경은 유 전 회장이 순천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추적의 고삐를 바싹 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