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태용 기자]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가 25일 오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에서 발견된 업무용 노트북을 복원한 결과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구입, 증·개축, 운항, 관리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노트북은 가족 측이 증거보전을 신청한 것으로 4·16 세월호 참사 이후 2개월가량 바닷물에 잠겨 있었다.

가대위 측은 이날 복원된 노트북에서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한글 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은 지난해 2월27일부터 작성됐으며 ‘선내 여객구역 작업 예정 사항’이란 제목으로 100여건의 작업 내용과 작업자 등이 적혀 있었다.

이 파일에 따르면 국정원은 세월호 첫 출항인 지난해 3월15일 보름 전부터 △천정 칸막이·도색작업 △자판기 설치 △바닥 타일 교체 △CCTV선정 등 상세한 내용까지 국정원이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가대위 측은 “국정원이 세월호 운영에 깊이 운영한 것으로 볼 때 실 소유주가 국정원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문건엔 국정원이 직원들의 3월 휴가 계획서와 2월 작업 수당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이런 정황은 세월호 소유주가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지금까지 세월호 증·개축을 유병언이 지시했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실소유주라고 주장해 왔는데 국정원이 세월호에 이렇게 깊숙이 관여하고 지시했다면 실소유주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이 세월호 소유주일 수도 있다는 의혹에 세월호진상조사단은 “국정원이 세월호 증·개축에서부터 운항, 관리 등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철저한 조사와 함께 한 점 의혹 없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관련 국정원 측은 옛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의 2013년 2월20일 요청으로 세월호의 국가보호장비 지정을 위한 ‘보안측정’이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국정원 측은 가족대책위가 주장한 천장 칸막이·도색작업, 직원 휴가계획서 제출 등 사항은 국정원의 보안측정 대상이 아니며 세월호 증개축과 국정원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은 관계 법령에 따라 선박ㆍ항공기의 국가보호장비 지정시 전쟁ㆍ테러 등에 대비해 보안측정을 실시하지만 이는 선박의 복원력이나 안전문제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