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미애 기자] #A씨는 한 백화점 제과 코너에서 과자를 고르던 중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이하 권소가)표시가 돼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백화점 직원에게 문의했지만 제과 코너 담당자 역시 제품에 권소가가 표기돼있지 않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결국 A씨는 정확한 제품 가격을 모른 채 백화점 측이 제품별로 써놓은 가격 표시를 보고 물품을 구매해야만 했다.

시중 제과 제품의 10개 중 4개는 권소가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집계,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제품가격을 모른 채 물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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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매일일보가 한 대형 마트서 판매되고 있는 5대 제과업체(해태·크라운·롯데·농심·오리온)의 제품 94개를 조사한 결과 35개(37.23%)는 권소가가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진열 상품 가운데 가격 표시가 돼있지 않은 상품들을 업체별로 살펴보면 해태제과의 △에이스△맛동산, 크라운의 △크라운산도 △초쿄하임, 롯데제과의 △마가렛트 △카스타드, 오리온의 △초쿄파이 △마켓오 등 판매가 많은 제품들인 만큼 소비자의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다.또 해태제과의 홈런볼이나 롯데제과의 빼빼로 등은 같은 이름의 제품이어도 맛 별로도 권소가 표시 유무가 달라 가격표시가 소비자가 정확히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선별적 이뤄지고 있었다.5개 제과업체 가운데서는 농심이 15개의 진열상품 가운데 수미칩, 칩포테이토 등 3개 제품을 제외한 상품 모두에 가격 표시가 이뤄져 권소가 표시 정도가 양호했다.5개 제과업체 이외에 마트 PB제과 제품 역시 권소가 표시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홈플러스의 경우 마트에 진열된 34개 제과 제품(콘칩, 맛새우칩, 홈플러스샌드 등) 모두에 권소가 표시가 전무했다.한 때 제과제품의 가격은 유통업체에서 결정하고 표시하도록 하는 오픈 프라이스 제도로 운영됐지만 현재는 권소가가 시행, 제조업자가 임의적으로 결정해 관행적으로 표시하도록 돼있고 표시 여부는 제조업자의 의무사항이 아닌 임의사항에 불과하다.제과업체서는 권소가 표시 유무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의 구조적 문제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 힘이 강한 유통업체서는 높은 할인 행사 등의 효과를 위해 가격 표시를 원치 않아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로 인해 권소가 표시가 돼있지 않은 제품은 소매업체 별로 가격이 다르고 유통업체들은 기준가격이 없어 '반값', '1+1' 등의 높은 할인율 행사로 소비자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한편 다른 제과업체 관계자는 "가격 표시가 돼있으면 반품 등의 업무 과정에서 일이 늘어나 제조업체들도 권소가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소비자 및 관련 단체들은 제과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의 이익 문제 또는 제조업체의 업무 편의를 위해 권소가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모든 피해는 소비자들이 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내부의 사정은 차지하고 소비자들이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게 해야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