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태용 기자]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었던 양회정(55)씨가 29일 자수한 이유에 대해 “회장님의 사망으로 인한 충격으로 3일 전부터 자수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 양 씨는 “결정적으로 어제(28일) 부인(윤희자)이 석방되는 것을 보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유 씨의 사망에 대해 “5월 24일 회장님을 순천 송치재에 위치한 ‘숲속의 추억’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며 “사망 사실은 언론 보도를 보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양 씨는 지난 5월25일 새벽 3시경 유 씨가 숨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 인근의 야망연수원에서 잠을 자던 중 검찰 수사관들을 발견하고 유 씨와 따로 떨어져 전주로 도주, 이후 행방을 감췄다.

그는 “도주 이후 유 회장님과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고 자수 직전까지 금수원에 머물렀다”며 “5월25일 당시 유 회장님을 도울 제3의 조력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씨는 검찰 조사에서 “변사체가 유씨로 추정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믿었다”며 검찰의 유 씨의 시신이 발견된 별장 인근의 매실 밭에 대해서는 “모르는 곳”이라고 답했다.

검찰 측은 양 씨를 상대로 유 씨의 순천까지 도주 경로 및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은신할 당시의 행적과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발견된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의 출처에 대해서도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양 씨가 자수한 만큼 먼저 불구속 수사 방침을 적용 후 수사 과정 중 추가 혐의가 발견된다면 구속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양 씨는 이날 오전 6시29분경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힌 뒤 8시경 택시를 타고 직접 인천지검을 찾아 자수했다.

현재 양 씨는 유 씨가 금수원을 벗어나 도주를 시작한 뒤부터 운전기사, 순천 은신처 마련 등으로 유 씨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측에선 필요하다면 유 씨의 도피에 마지막까지 도움을 준 양 씨와 도피를 총괄 지휘한 김엄마를 대질 심문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