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이후, 세월호청문회·특별法 더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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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 세월호청문회·특별法 더 ‘깜깜’
  • 한아람 기자
  • 승인 2014.08.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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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한 與 “모든 논의 재검토해야”…선거참패 野 “내 코가 석자”
▲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가족과 함께 하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야당이 완패한 7·30 재보궐 선거의 여파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와 특별법 제정은 표류위기에 놓였다.

그간 세월호 참사 관련 협상을 주도해온 새정치연합으로선 여당을 압박할 동력이 사라졌으며, 선거 여파로 당 지도부 전원이 사퇴하는 등 ‘내 코가 석자’인 처지에 빠진 것이다. 또 새누리당에선 압승을 거둔 만큼 더 이상 야당에 휘둘려선 안된다는 강경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협상 결렬로 8월초 청문회 개최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여야 간사는 3일 청문회 증인 문제를 놓고 추가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1일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 유정복 인천시장(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청문회 출석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이 불발로 끝난 후 사실상 접촉을 끊은 셈이다.

애초 4∼5, 7∼8일까지였던 청문회가 원래 계획대로 열리는 게 물건너 간 것은 물론이고 현재로선 이달중 개최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일단 협상은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요구에 대해 정치공세에 불과해 물러설 수 없다며 미동도 보이지 않고 있고 새정치연합 역시 반드시 출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절충의 여지가 크지 않는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증인 협상만 마무리되면 청문회 일정은 다시 정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방침을, 새정치연합은 본회의를 거치지 않고 여야 합의로 청문회 일정을 잡아도 무방하다는 주장이어서 절차를 둘러싸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은 재보선을 기점으로 아예 중단됐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각당 정책위의장과 특별법 태스크포스 간사로 구성된 '2+2' 회동을 통해 진상조사위원회에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문제 등 핵심 쟁점을 제외하곤 대부분 항목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특검 추천권을 놓고 새정치연합에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타협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특검 추천권을 거론하는 자체가 기존 사법 체계에 위배된다며 오히려 한발짝 빼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협상의 한 축인 새누리당에선 재보선을 전후로 상황이 바뀐만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제까지 논의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논리인 셈이다.

실제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이번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것”이라며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재보선 이전과 이후 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사실상 원점에서 모든 논의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인 것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내부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7·30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로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답답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새누리당이 ‘세월호 피해자지원특위’를 구성한 것을 놓고도 선거 전에는 야당의 피해자 지원방안을 문제 삼더니, 이제는 피해보상을 부각시켜 진실 규명에서 손을 떼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정국을 풀기 위해선 결국 여야 원내대표의 결단이 불가피하다며, 새누리당의 양보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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