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은 한국 정치가 달라질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
[매일일보] 세월호 유가족 도보순례단과 함께 걸으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촉구에 앞장서는 이가 있다. 사회 정의를 위해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인권 향상을 위해 어디든 가는 이가 있다.그는 바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영선 신부. 그를 만나 세월호사건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에 대해 들어보았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집에 불이나면 불이 난 원인을 밝혀야 한다. 304명이 죽은 사건인데 원인이 없다는게 말이 안 된다.인간이라면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 사고 난 원인에 대해 되돌려봐야 한다. 세월호 관련해서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너무 많고 사건은 한 가지인데 볼 때마다 이상하다. 정부와 국가가 왜 필요한가? 정부는 국민을 위해서 필요하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가 필요없다. 304명의 죽음의 원인이 밝혀지고 이를 계기로 투명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는 유가족 입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다시 합의해야 한다.- 세월호도보순례단과 함게 하시면서 드는 생각은?△ 세월호 가족들의 도보순례단과 함께한 것은 이 사건의 역사화 · 사회화에 동참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의 폭력에 대한 책임감과 참회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찢는 심정으로 참여했습니다.이번 세월호 사건은 한국 정치와 사회가 달라지는 변곡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이 바라는게 뭔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의미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교종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보면서 좀 웃기다고 해야 할까? 종교지도자가 온다는 것은 권력이 온다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이 온다는 것이다. 교종이 주시는 가르침을 통해 변화가 이뤄지길 바라야 합니다. 그 변화의 지점이 우리가 환호하는 지점이라고 여깁니다.또한 교황이 떠난 자리에 가르침과 인격이 남을 건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안다면 우리는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맞이하여 환호하다가 다음 순간에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 지르는 그 옛날의 예루살렘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가르침이 오시는 데 돈과 권력이 마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의 종교인들의 속살과 권력의 끝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가난한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세월호 유족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교황이 지나가주길 바라는데 우리가 우리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목(?)을 위해서다.하지만 우리가 이런 얘기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끄러운거다. 교황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한다. 다만 빛을 비춰주고 화해를 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가교 역할은 하지만 화해를 하는 것은 당사자의 문제다.-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고 진정한 평화가 오기 위해 종교인으로서 역할은?△ 오늘날 한국에서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졸업장이 네 개입니다. 그이후 중고 대학교 때까지 인간의 인격이 성숙해지는 시기에 종교가 개입할 틈이 없습니다. 모든 교육이 시험을 위한 교육밖에 없다. 처절한 경쟁관계에서 성장을 한다.우리가 부자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를 앞서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온갖 사물과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도처럼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게 그리스도교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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