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전원 이름 나열하고 귀한 기도 후 자필서명
[매일일보 장야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에게 편지와 묵주 선물을 전달했다.
18일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故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 세례식에 배석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에게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프란치스코’라는 자필 서명이 담긴 한글 편지와 묵주 10개를 전달했다.
편지에서 교황은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번 한국 방문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힌 교황은 편지 말미에 실종자 10명의 이름을 모두 나열한 뒤 ‘주님, 하루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주옵소서’라는 간절한 기도를 전했다.
김건태 신부는 “교황께서는 제 두 손을 꼭 잡으시면서 프랑스어로 ‘실종자 가족 손잡고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며 이 편지와 묵주 선물을 19일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와 함께 팽목항을 방문, 실종자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서신은 전달하면 되는데 교황의 따뜻한 마음까지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면서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뜨겁고, 감사하다. 이런 치유를 누가 해주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이에 앞서 교황에게 ‘남은 (실종자)10명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극도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며 사선에 서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다.
다음은 교황의 편지 전문.
그리스도의 평화 2014.8.17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 여러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실종된 단원고등학교 학생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황지현, 허다윤, 단원고등학교 교사 고창석, 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 이영숙, 그리고 일곱 살배기 권혁규 어린이가 하루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주옵소서.”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실종자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Servus Servorum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