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세월호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호씨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40일째 단식해오 던 중 22일 급격한 건강악화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전날부터 김씨를 설득해왔다.
김씨는 여전히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버텼으나 대책위 관계자들과 농성장을 찾은 의료진의 설득 끝에 이날 오전7시 40분쯤 병원 입원에 동의, 구급차를 타고 동대문구에 있는 시립동부병원으로 이송됐다.
장기간 단식으로 두통과 어지러움, 가슴 답답함 등을 호소한 김씨는 병원 도착 후 혈액검사와 혈압체크, 영양상태를 확인하는 단백질·콜레스테롤 검사 등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의 혈압은 90/60으로 낮고, 혈당도 57-80 정도로 낮은 상태였다. 심신이 매우 쇠약해져 목소리도 겨우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체중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47㎏이다.
현재 김씨는 수액·비타민 주사를 맞으며 병실을 지키는 세월호 가족대책위 관계자들과 함께 안정을 취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점심부터 미음 200g, 된장국, 보리차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단식 기간이 길어 보통의 식사를 할 수 있기까지는 약 2개월이 걸릴 것 같다. 이 가운데 입원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추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농성장을 떠나며 “세월호 특별법이 꼭 제정되게 해 달라”고 말했으며, 이후 “단식이 끝난 것은 아니며 움직일 수있는 힘만 있다면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 가겠다”고 말했다고 가족대책위는 전했다.
박용우 가족대책위 상황실장은 “김씨가 의식은 살짝 있지만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며 “이틀 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비공식 방문을 하고, 이후 김씨가 청와대로 가는 과정에서 격앙돼 몸상태가 안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제 밤새 말도 하지 못하고 기력도 없는 상태에서 잠시 잠을 자는 정도였다”며 “오전 2시께부터 외관상으로는 병원으로 옮겨졌어야 했지만 본인이 완강히 거부하다가 오늘 오전 의료진을 투입해 설득, 병원에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점심부터 미음 등을 제공할 계획이며,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식사 하도록 김씨를 계속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