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없어 여야 대치 길어지면서 ‘식물국회’ 장기화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새누리당이 세월호 유가족의 ‘진상규명위원회 수사권·기소권 부여’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세월호 정국이 장기화되고 있다.
9월 정기국회 개원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국파행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정감사와 예결산 심사까지 부실화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7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직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단독으로 소집 요구한 8월 임시국회가 지난 22일부터 시작됐지만 여야는 아직 의사일정을 잡지 못한 채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유가족을 포함한 3자 협의체를 제안하는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여당 쪽에서는 3자 협의체와 대통령 개입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국감 분리실시를 위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민생법안 등을 세월호특별법과 별도로 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분리처리’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하고 특히 일각에서 법적 당 대표 역을 맡고 있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어서 ‘정치실종’ 상황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국회 파행상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내달 1일 소집되는 정기국회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올해도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당초 여야는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2013회계연도 결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었지만 현재로선 본회의 개최가 불투명해 이달 말까지가 시한인 결산안 처리가 또다시 법정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여야가 올해 처음 분리국감을 도입해 26일부터 1차 국감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25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가 무산되면 국감의 정상적인 실시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도 이달 말까지인 시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활동을 마치게 되는데다 16개 상임위 중 절반가량이 법안소위도 구성하지 못해서 여야가 앞다퉈 약속했던 참사 후속대책 법안이나 민생법안 심의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세월호 정국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여파는 이후로 예정되어있는 여러 정치 일정까지 파행으로 이어지는 ‘파행 도미노’를 예고한다.
국정감사 내실화를 위한 상시국감의 첫 단계로 여아가 합의했던 사상 첫 ‘분리국감’부터 준비부족으로 인해 오히려 예년보다 더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국회 주변에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올해부터는 여야가 새해 예산안 집행 30일전까지 예산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상정되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도 졸속심사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