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생존학생 학부모 일동은 27일 교착상태에 빠진 ‘세월호 특별법’ 논의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게 “살아남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 가족들에게 약속했던 특별법 만드는 일이 대통령 일이 아닌가. 국회에만 떠넘기면 될 일인가”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달라고 거듭 밝혔다.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이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134일째다. 아직도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실종자도 있고, 유가족들이 가슴에 묻은 자식으로 인해 잠 못 든 밤도 134일째”라며 “오늘 우리는 ‘생존학생’이라고 불리게 된 우리 자식들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이어 “(살아남은)모든 아이들은 증언했다. 자신들은 ‘구조된 것이 아니라 탈출했다’고 말이다”라며 “눈앞에 버젓이 보면서도 자신들을 구하지 않던 해경과 ‘가만히 있으라’는 거듭된 방송만 들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들을 구출하지 않은 사회가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떤 마음이겠나”라면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는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이 순간을 어떻게 해야 하겠나? 살릴 수 없었다면, 이제 진실이 무엇인지라도 밝혀주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우리 가족들에게 약속했던 특별법 만드는 일이 대통령 일이 아닌가. 국회에만 떠넘기면 될 일인가”라며 “유가족이 요구하는 안전한 나라 만들자는 특별법을 만들자고 약속하면 안 되겠나. 살아남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약속해주면 안되겠나”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제발 제대로 된 특별법으로 철저한 진상규명, 성역 없는 처벌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사회와 나라에 대한 믿음을 다시 심어달라”면서 “생존학생들이 대통령에게 그러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면담요청을 했다.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우리는 아이들이 살아나갈 사회가 상식과 합리, 선의와 정의가 넘치는 사회이길 바란다. 치유의 첫발은 철저한 진상규명이란 것을 잊지 말아달라”며 “생존학생 부모인 우리들은 40일 넘는 동안 단식으로 진실을 요구하는 유민아빠의 마음과 같다는 것을 다시금 말씀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