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지난 19일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을 해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8일 단식을 중단하면서 “당으로 복귀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 의원의 단식 중단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온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단식 농성을 중단한데 따른 것이다.
문 의원은 이날 김 씨가 입원 중인 서울 동대문구 동부시립병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원래 제가 있어야 할 자리, 국회를 통해 특별법을 만드는 그 일, 우리 당의 대열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 신청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 보다는 국회를 통한 특별법 제정에 전념할 생각”이라며 “우리 당이 앞으로 하려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동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유족간, 새누리당과 우리 당, 우리 당과 유족간 대화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져서 빠른 시일 내에 원만한 합의에 이르게 되길 바란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법에 유족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으로, 유족이 납득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능하면 정기국회 전에, 늦더라도 추석 전에는 특별법 문제가 잘 타결이 돼 국민이 정말 개운한 마음으로 추석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일종의 추석 선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특별법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유족과 국민에게 도리가 아니다”라며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주거나 골치 아픈 사람이 특검에 임명되면 정부나 청와대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계산을 버리고 철저한 진상규명에 지혜를 모으면 문제는 금방 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유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는 상황에 대해 “청와대에서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 것은 정말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하다못해 대통령이 위로의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저도 당도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이런 상태에서 단식을 멈춘다는 게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앞서 문 의원은 기자회견을 하기 전 김 씨와 면담에서 김 씨가 “특별법이 계속 안 되면 기력이 회복되는 대로 광화문으로 돌아오겠다”고 하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치권에서 특별법을 잘 만들겠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두 번 어설프게 하다가 실패해 오히려 유족에게 실망과 상처를 준 셈인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두 차례의 협상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또 “(유민이 동생) 유나와 밥을 아주 맛있게 먹는 게 소원”이라는 김 씨에게 “저도 끼워달라”며 즉석에서 ‘밥 약속’을 잡았다.
문 의원의 ‘동조 단식’은 대선 후보 출신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그 배경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더해지면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야권의 영향력 있는 차기주자로서 선명성 행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강경 흐름을 주도해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선 후보 출신이 국회 내 해결보다 ‘광장’으로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선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