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오·에잇세컨즈·탑텐 등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안착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해외 SPA(제조·유통일괄 의류) 브랜드의 홍수 속에 입지가 흔들렸던 토종 SPA브랜드가 하반기 안방 사수에 나서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스파오’와 ‘미쏘’를 메가브랜드로 키우고 있는 이랜드는 기존의 자사 유통망 입점과 가두 직영점 전략을 넘어 하반기부터는 대형마트와 쇼핑몰 등 유통 채널을 다각화 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 론칭한 스파오는 지난해 전국 40개 매장에서 전년 대비 40% 성장한 140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쏘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42.9% 늘어난 1000억원을 기록했다.이들의 성장동력은 품질 보완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들은 ‘원산지 직가공 방식’을 도입해 제품가격을 대폭 낮췄고,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등 이랜드 자체 생산 공장을 통해 품질 수준을 균일화하고 있다.특히 스파오의 경우 해외 SPA 브랜드보다 최대 20% 저렴한 가격과 함께 젊고 발랄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쇼핑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미쏘는 한류마케팅을 접목해 중국과 일본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아시안 핏 상품라인을 설계중이다.제일모직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론칭 첫해인 지난 2012년 600억원에 이어 지난해 매출 1300억원을 돌파, 론칭 2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30여개 매장을 확보해 전년보다 46% 성장한 19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에잇세컨즈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한국인 체형에 맞는 디자인과 사이즈, 급변하는 패션트렌드를 반영해 상품 회전율이 빠른 편이다. 그러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에잇세컨즈는 앞으로 남녀 상품을 4개 라인으로 새로 전개하고 매장 특성에 따라 상품 라인업을 구체적으로 조정하는 등 점포마다 효율화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한편, 에잇세컨즈는 최근 오픈마켓에서 글로벌 SPA 브랜드를 제치고 30%의 점유율로 매출 1위에 올랐다.2012년 6월 한국형 SPA를 표방하며 후발주자로 나선 신성통상의 탑텐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론칭 1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 탑텐은 올해 매출 15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탑텐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은 기술력과 생산력 등 자체 소싱 능력을 기반으로 국내 패션기업의 새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맨투맨 티셔츠 등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는 탑텐은 기본 아이템에 감성적인 핏을 더해 10~30대 초반으로 시장을 좁게 잡고 조금 더 ‘트렌디’한 기본 아이템을 내놓고 있는 점을 경쟁력의 하나로 꼽는다.가두 플래그십 매장 중심에서 백화점 등 주요 쇼핑몰 등으로 외형을 확대해간다는 탑텐은 최근 이 브랜드의 판매 집중 아이템을 선정해 2주 단위로 출고 하는 새로운 판매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이 같은 판매 전략은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모바일 채널과 온라인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마케팅도 함께 진행한다.업계 관계자는 “자라, H&M 등 해외 SPA브랜드에 밀려 토종 SPA브랜드의 위기설이 돌았지만, 이제는 가격 경쟁력과 품질, 디자인까지 갖춘 덕에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며 “저마다 각기 다른 전략으로 충분히 승부수를 겨를 만한 토대가 구축된 만큼 토종 브랜드의 향후 행보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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