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 시리얼에 세균 웨하스…솜방망이 처벌 뿌리뽑아야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의 식품안전 불감증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특히 박근혜 정부는 불량식품을‘4대악’척결 정책의 일환으로 지목할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실제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대장균이 검출된 자사의 시리얼 제품을 가공 후 재활용해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3일 “동서식품이 제조한 시리얼 제품‘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의 유통·판매를 잠정 금지했다”고 밝혔다.동서식품은 진천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자체 품질검사를 통해 대장균군(대장균과 비슷한 세균 집합)을 확인하고도 곧바로 폐기하지 않고 오염 제품을 다른 제품들과 섞어 완제품을 만들었다.공장 작업일지에는 쿠키 맛 시리얼에서 대장균이 발생했다며 상자를 해체하라고 쓰여 있으며, 다이어트 시리얼로 알려진 다른 제품에서도 대장균이 검출됐다. 또 불량품을 새로 만들어지는 시리얼에 10%씩 투입하라는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대장균군은 쌀을 포함한 농산물 원료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라며 “당사는 해당 제품제조 과정 중 품질 검사와 적절한 열처리를 통해‘대장균군 음성’으로 판명된 제품만 출고 및 판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또 이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시리얼 제품에 대한 출고 및 유통 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현재 식약처는 유통된 제품들을 긴급 수거해 검사 중이며, 대장균군 검출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 및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동서식품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특히 해당 제품을 넘어 동서식품의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일파만파 퍼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소비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크라운제과의 유기농 웨하스 파동이 일어난 지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크라운제과는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규정치 이상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유기농 웨하스의 판매 금지 및 전량 회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크라운제과 생산담당 이사 신 모씨 등 임원 3명과 제품을 생산한 진천 공장장 등 임직원 4명이 구속됐다.업계 관계자는“연이어 터지는 악재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신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까 우려스럽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현행 솜방망이 처벌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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