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고착화에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득세
상태바
저물가 고착화에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득세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1.08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경기 및 물가 추이 지켜봐야"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디플레이션 우려와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과 국내 금융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물가 전망치를 연일 낮추고 있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급락에 따른 수정 유가 전망치를 반영해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9%에서 0.9%로 대거 낮췄다.크레디트스위 역시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품목 중 연료제품의 비중이 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적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0.8%가 유일하다.올해 초 단행된 담뱃값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0%대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0%대는 아니지만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들 역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대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범위인 2.5~3.5%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정부 역시 이미 물가상승률 하향 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하락세를 이유로 물가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달 공개할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 유가 하락에 따른 여건 변화를 반영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올해 경제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로 내다봤다.이처럼 저물가 추세가 장기 고착화될 경향이 보이자 한은이 기준금리를 상반기 중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경제전망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타겟팅을 채택하고 있는 한은이 1분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 불확실성과 함께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 배경으로 지목된 마이너스 GDP갭 구간 확대, 낮은 물가상승 압력,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 미흡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1월 금통위부터 추가적인 한은 경제전망 하향 조정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노무라증권은 지난 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오는 4월까지 1.50%로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금융센터도 해외 IB들의 전망을 인용, 올해 초 한은의 금리 인하를 점쳤다.시장의 이런 전망에도 한은은 금리 인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지난달 공개된 ‘1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우리 경제 회복이 미진하지만 지난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한데다 아직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하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한 금통위원은 “금융시장 참가자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가 지난달에 비해 다소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고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가급적 조기 집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기 및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 총재 역시 최근 신년사에서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해 금리인하 외에 다른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했다.이 총재는 “낮은 물가상승률이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 요인에 기인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