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 높아질 것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국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한지 두 달만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선다. 금리 인하 이후에도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자 시중에 유동성을 더 풀기로 한 것이다.유럽과 일부 국가에 국한됐던 유동성 완화 정책에 중국 마저 동참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5일부터 금융기관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린 19.5%로 인하했다. 지준율은 은행이 총 예금 중 예금자의 인출 요청에 대비해 현금으로 보유하는 준비금 비율을 뜻한다.한은은 중국의 지준율 인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경기 둔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책이 대중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한은 관계자는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자국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내 경제의 대중 의존도를 감안하면 이번 지준율 인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 압력이 추가로 높아지거나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거나 지준율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천젠헝(陳建恒)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수석금리분석사는 "이번 지준율 인하로 자금상황 개선에 도움을 주겠지만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며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가 계속돼야 하고 연내 완화 조치가 이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롄핑(連平) 교통(公路网)은행 수석경제분석가 역시 "단기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지만 지준율 인하는 0.5% 포인트씩 2~3차례 더 이뤄질 수 있다"며 "상반기에 단행되면 하반기에는 경기가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시장의 관심은 최근 호주에 이어 중국마저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한은이 이같은 흐름에 동참할지 여부다.다만 이번달 당장 금리인하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한은이 공개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은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 요인을 가계부채로 꼽고 금리 인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한은의 금리인하가 시기상 문제일 뿐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완화와 통화가치 하락 시도가 세계로 퍼지고 있다"며 "이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를 더 자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원화 약세 기조보다 위안화 약세 기조가 강화되면 2분기부터 국내 수출 관련주가 가격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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