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 신설·플랫폼 도입...시장 선점 효과 노려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핀테크 활성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정부 정책이 발표된 이후 핀테크 사업 도입과 관련한 시중 은행들의 ‘최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오픈 금융플랫폼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핀테크 금융플랫폼’이란 핀테크 기업들이 핀테크 서비스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 채널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농협은행은 연초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워치에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계좌의 잔액 및 거래내역 조회가 가능한 웨어러블뱅킹(Wearable Banking) 서비스인 스마트워치뱅킹을 선보이기도 했다. 핀테크 사업 부문에서 두 개의 ‘최초’ 왕관을 지닌 셈이다.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은행권 최초로 기존 스마트금융부와는 별도로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한 바 있다. 핀테크 사업에 대한 집중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지난 2월에는 KT와 사물인터넷(IoT) 및 핀테크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권 최초로 위치기반시스템을 활용한 핀테크 대출관리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지불결제사(PG업체) 제휴를 통한 모바일 직불결제서비스 ‘마이 신한 페이'를 출시한 바 있다. IPTV의 VOD와 홈쇼핑 결제에 사용되는 ‘TV머니’ 및 ‘TV뱅크’ 역시 TV플랫폼 사업자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 출시했다.지난 2009년부터 스마트금융사업에 집중해온 하나은행은 2012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전용 선불충전형 전자지갑 어플리케이션인 ‘하나N월렛’을 출시한 바 있다.최근에는 해당 상품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전자지갑을 활용한 집단 릴레이 송금’ 퍼포먼스에 성공하면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기네스로부터 인정받은 핀테크(Fin-tech) 행사’를 치뤘다는 타이틀을 얻게 된 셈이다.이처럼 은행권이 최초 경쟁에 나선 이유는 시장 선점 효과 때문이다.한 은행권 관계자는 “어떤 상품이나 기술, 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는 이미지는 전문성과도 연결된다”며 “추후 마케팅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각 은행들이 금융감독 당국의 정책적 행보에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의미에서 보내는 일종의 ‘인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기술의 경우 도입 초기이니 만큼 별 기능이 없어 고객 호응도 미진한 상황이지만 당국의 핀테크 활성화 기조에 발 맞추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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