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3차 인수의향서 추가 접수 마감을 하루 앞둔 11일까지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히 거론된 LG와 효성, 한화 등도 "의사가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라 인수할 만한 곳은 그나마 삼성이 희망적이다.
국내 최정상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작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씨앗'으로 불리우는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사이클의 굴곡이 매우 크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침체기에는 엄청난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몇 차례 경영설명회에서 "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반도체 사이클을 스스로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꿀단지'"라며 적극적 '세일즈'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조용했다.
최근 불거진 기술유출 사태 역시 하이닉스 매각에는 악재다. 어떤 형태로든 하이닉스의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이닉스는 매력적인 기업이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보다 먼저 20나노급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등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전 세계 어느 메모리 업체보다도 뛰어나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
하지만 하이닉스의 이 같은 높은 경쟁력이 어느 순간 버리기도 아깝고 먹기도 버거운 '계륵'이 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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