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RCS 사용내역 제출 요청…유사제품 구입 내역도 밝혀야”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국정원 해킹 사찰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단죄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국정원사찰의혹조사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은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불법해킹으로 국민의 일상을 감시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했다”면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에 이은 반국가적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고 단죄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무력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부터 심각하게 유린당했다”면서, “참으로 부끄러운 제헌절로 대통령은 입법권 위에 군림하고 여당은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는 “국정원에 대해서는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면서, “제헌절을 맞아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또한 “침묵과 부인, 은폐는 수많은 디지털 증거 등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에 속절없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침묵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며, 국민 여론을 돌린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진실을 밝히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면서, “국정원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진상을 규명하고, 단죄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신속하게 해야 한다. 국민과 진실 앞에 나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은 국정원에 ‘RCS(Remote Control System, 이탈리아 도감청 소프트웨어 업체 해킹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 사용내역 제출을 요청했다.
안 위원장은 “국정원이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이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을 밝혔는데, 악성코드를 보낸 아이피(IP) 주소나 휴대전화 번호 등 타깃의 식별정보가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떳떳하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국정원은 해킹팀 외에도 다른 국내외 업체로부터 유사프로그램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사제품 구입 내역도 밝혀야 한다”고 요청했다.
안 위원장은 “수사권이 없는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고, 정치 역사상 이런 싸움이 정쟁으로 흐르지 않은 적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싸움을 하겠다. 여당과 국민들의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