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현재의 54석을 가지고라도 얼마든지 제도의 설계는 가능해”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일괄타결’ 제안에 여야가 합의를 내리지 못하고 연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지난 13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여야는 결국 시한을 넘겼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금 권역별 비례대표와 오픈프라이머리 빅딜 얘기가 나오는데 이들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오픈프라이머리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반드시 해야 될 필수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조건 기술적으로 산술적으로 따르게 되면 농촌지역 같은 곳은 대표성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농촌의 대표성 문제와 그간 선거구가 기형적으로 획정 됐던 곳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나는 공천제도고 하나는 선거제도인 것은 맞지만 협상이라는 것은 양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협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선관위에서는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고정시켜 지역구 200석과 비례 100석, 이렇게 제안을 했다”면서, “다만 이러저러한 사정 때문에 비례를 더 늘릴 수 없다면, 현재의 54석을 가지고라도 얼마든지 제도의 설계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27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도 이러한 여야의 갈등이 드러났다.
이날 회의에서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공천 비리의 온상’이 비례대표였다”고 주장했고,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굉장히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고 반박했다.
우선 여당은 기본적으로 현행 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의석수가 늘어나는 이 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제도가 도입되면 군소 정당들이 출현하는 다당제가 되기 때문에 국회 및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적은 비수도권의 지역 대표성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제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정당으로 흡수하는 다당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비례대표 의석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라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여야의 입장은 명확하게 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가 여성과 정치 신인에게 가점을 줘서 납득할 만한 공정성을 유지하게 되면 충분히 가능한 제도라고 강조하면서, ‘공천권으로 장사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도 당 대표 등 지도부의 특권 포기 차원에서 공천권을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당이 후보를 추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국민에게 맡기는 것으로, 절대적으로 현역 정치인에게 유리한 제도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오픈프라이머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