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면세한도 상향 조정·출국자 수 증가 영향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올해 상반기 내국인이 국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31일 한국은행의 지급결제 통계에 따르면 내국인이 지난 1~6월 국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액은 하루 평균 2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의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반면에 국내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5.4%로, 해외 사용액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내수 소비심리가 부진한 가운데 여행객들이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씀씀이를 더 늘린 셈이다.올해 상반기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은 증가율에서도 2010년 하반기의 26.9%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2010년의 높은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환율 급등 여파로 2009년 하반기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였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11.1%에 달해 기저효과 요인이 없었는데도 올해 상반기 증가세가 더 가팔라진 것이다.올해 들어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이 유독 증가한 것은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해외여행자가 구입한 휴대품에 대한 1인당 면세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조정된 영향이 컸다.해외로의 출국자 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받았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14년 상반기 761만 명에서 올해 상반기 915만명으로 20.2%나 증가했다.그러나 신용카드의 해외 사용액 증가세는 원화 약세 여파로 올해 하반기 들어 꺾일 개연성이 커졌다.4∼5월만 해도 달러당 1100원 선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이달 중순 이후로는 달러당 11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카드 이용금액은 출국자 수보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만큼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증가세를 둔화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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