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진영 기자] 안산시(시장 제종길)는 최근 건축허가를 받고 건축행위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을 대지안의 공지에 묻어도 '건축물의 사용승인'을 내줄 수 있다는 황당한 '자체규정'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안산시 상록구청 도시주택과(건축허가부서)는 건축행위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건축구조물 바로 밑이 아닌 대지의 공지에 묻는다 하더라도 건축물 사용승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추석 전 안산시 사동의 한 다세대주택 건축현장에서 다량의 건설폐자재를 대지안의 공지에 묻고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청소행정과와 도시주택과는 이런 위법행위에 대한 사진 및 동영상 자료를 사용승인 전에 입수했다.
청소행정과 담당자는 이 자료를 보고 파묻은 폐자재를 불법적으로 처리된 폐기물로 규정하여 건축주에게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하였으며, 이 사실을 건축허가부서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만약 건축주가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콘크리트를 걷어내 계근을 하여 파묻은 건설폐자재가 5톤이 넘으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약칭: 건설폐기물법)'에 따라 '건설폐기물'로 규정하고, 5톤 미만이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로 규정해 관계자를 고발시키고, 원상복구를 시키겠다고 했다.
'건설폐기물법' 제63조 및 '폐기물관리법' 제 65조는 모두 폐기물을 부정한 방법으로 처리하면,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상록구청 도시주택과 건축허가계는 청소행정과의 이런 의견을 무시하고 그날 오후 단독으로 사용승인을 부리나케 내줬다.
건축허가 담당자는 "폐기물은 청소행정과 업무이지 우리 부서 업무가 아니며, 건물 구조물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승인을 내준것이다."고 말하며 "법률로 명문화되지 않았는데, 건축물 이외의 대지안에 흙, 타일, 벽돌, 콘크리트, (폐기물) 등 어떤 재료로 마감을 하든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말했다.
또한 도시주택과 과장은 "감리가 건설폐기물이 아니라고 해서 사용승인을 내주었다."고 말하면서 "감리가 문제가 없다고 해서 사용승인을 내 준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 문제가 되면 감리책임이지 공무원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며 허가 담당자에게 청소행정과에 연락해 건축주를 고발시키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안산시의회의 도시환경위원회 한 시의원은 "건축허가는 건물에 대해서만 해준 것이 아니라, 한 필지의 대지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건축행위에 대해 허가를 내준 것으로 이해해야 된다."며, "불법사항이 발생을 했는데 자기의 업무가 아니라고 무시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안산시 인근 시흥시, 화성시, 의왕시, 군포시 등 건축허가부서 및 폐기물 처리부서의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건축허가나 사용승인은 '건축 구조체'만에 대한 허가나 사용승인이 아니고, 대지를 포함한 '하나의 필지'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건축행위'에 대한 허가나 사용승인"이라며, "우리시 같으면 사전에 불법행위가 인지된 상태에서 청소행정과의 처리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서둘러 사용승인을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안산시민 이 모씨는 "안산에 위반건축물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이 사건에 대해 공무원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및 개인정보유출 의혹 등 철저한 조사를 해서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