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신흥국의 재정건전성 악화 초래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국제유가의 끝 모를 추락에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12일 국제유가는 장중 12년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무너졌다.국제유가의 하락은 각국에 디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산유국들의 위기를 증폭한다. 이로 인해 국내증시 또한 1900선을 내주며 하락했다.국제유가 하락과 중국경기 불안 등이 겹치면서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하강할 경우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국제유가 하락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각국에 디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원유 수입량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실패 등으로 저유가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디플레이션은 큰 걱정거리다.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우선 연료와 에너지 가격이 반응해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 지수를 즉각적으로 끌어내린다. 또 에너지 등의 가격이 싸지면 생산, 운송 등 다른 비용도 감소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내려간다.디플레이션이 지속해 소비자들이 물가 하락을 기대하고 지출을 줄이고 기업은 생산을 줄이면 저성장에서 헤어날 수 없다.디플레이션은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서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수준이다.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영국의 작년 CPI 연간 상승률은 CPI를 집계한 이후 27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0%거나 이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물가상승률은 이 밖에도 일본 등 많은 선진국에서 바닥 수준인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지난 1년6개월 동안 가파르게 떨어진 국제유가가 주된 요인이라 지목한다.자산 없이 부채가 많은 가구는 특히 디플레이션에 취약하다. 디플레이션이 지속하면 부채의 실제 가치가 높아지고 빚을 갚기가 더 어려워진다.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말 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12년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특히 낮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집계 결과, 2013년과 2014년 선진국의 CPI 상승률은 1.4%에 불과하다.국내경제도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시대(저성장,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국제 원유가격의 폭락은 국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수입 물가는 2012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제로’ 수준에 그쳤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