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보안 전문가들 눈길…홍보·법무는 계열사 겸직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SK건설은 1962년 세워진 협우산업이 모체다. 협우산업은 1977년 선경그룹에 인수되면서 선경종합건설이 됐고, 1984년 선경건설을 거쳤다. 1997년 선경그룹이 SK그룹으로 출범하면서 선경건설도 1998년 현재의 SK건설로 법인명이 전환됐다.
17일 현재 SK건설 임원진은 총 80명이다. SK건설은 국내 세 번째 순위 재벌인 SK그룹 산하 건설 계열사지만 SK그룹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모 그룹의 재벌 오너 일가가 임원 중 최고위직인 회장직이나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과 달리 SK건설은 모 그룹의 오너 일가가 흔히 맡고 있는 회장 임원·부회장 임원이 없는 것.
대신 SK건설은 전문경영인 출신의 조기행 사장과 최광철 사장, 2인의 대표이사 사장들이 이끌고 있다. 이들 두 명의 사장들은 각자 크게 국내 파트와 해외 파트를 맡아 SK건설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조기행 사장은 재무, 경영기획 및 사업지원, 주택·건축 사업 등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1981년 SK상사에 입사하면서 SK와 첫 인연을 맺었다. 조 사장은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재무팀장과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재무개선담당임원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조기행 사장은 2006년 SK에너지 경영지원부문 부문장과 2008년 SK네트웍스 경영서비스컴퍼니 사장을 거쳐 2010년엔 SK텔레콤 GMS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SK에너지, SK네크웍스, SK텔레콤의 최고 경영자 업무를 모두 경험했다.
2011년 1월, 조 사장은 SK텔레콤에서 SK건설로 자리를 옮겼고, SK건설에 영입된 지 1년만인 2012년 3월에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직에 선임됐다. 이후 조기행 사장은 현재까지 4년 넘게 SK건설의 최고경영자로서 SK건설을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이 SK건설의 국내 파트를 맡고 있다면 SK건설의 양 날개를 이끄는 수장 중 또 다른 한 명인 최광철 사장은 해외 시장을 책임지고 있다.
화공 및 발전 플랜트와 글로벌마케팅, 인프라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1년 미국 최대 건설사인 ‘벡텔’ 사에 입사했다.
입사 18년 만인 1998년 벡텔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 최 사장은 한국 귀국 후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교수로 초빙돼 후학들을 양성하다가 2008년 1월에 SK건설 부사장 직급의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영입되면서 SK건설과 연을 맺었다.
이후 SK건설 플랜트 담당 사장과 인더스트리 담당 사장을 거친 최 사장은 조기행 사장과 함께 지난 2012년 3월 SK건설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영학도 출신의 조 사장이 SK그룹 공채를 거쳐 그룹 내 상사, 에너지, 네트웍, 텔레콤 등 SK 핵심 계열사에서 재무통으로 활동하면서 SK건설의 ‘곶간’ 열쇠를 쥐고 있다면 엔니지어 출신의 최 사장은 20년간의 해외 건설사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SK건설의 ‘실무 영업’을 책임지는 셈이다.
SK건설 임원진의 또 다른 특이점이라면 정보 보안 체계의 전문가들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기획 및 재무부문장을 맡고 있는 임영문 전무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임 전무는 1989년 선경그룹에 입사했다.
임 전무는 SK건설 내 정보통신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유비쿼터스(U)-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50% 지분을 매각해 탄생한 SK TNS 설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건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고 U-사업부문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까지 확보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임 전무는 현재 SK건설의 정보 보안 총 책임자인 CSO 겸 CISO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보기획실장 겸 CPO 임원직을 수행하고 있는 권혁창 상무도 정보 체계의 전문가다. 1984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권 상무는 그 해 CPA 시험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에 공인회계사로 입사했다.
이후 1992년 삼정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권 상무는 2000년 글로벌 전략 컨설팅 펌인 액센츄어에 입사해 파트너 자리까지 올랐고, 2008년 7월에 SK건설 최고 정보책임자로 영입됐다.
홍보 및 법무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 그룹 내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임원도 눈에 띈다. SK건설 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이광석 전무는 SK케미칼 홍보실장과 SK가스 홍보담당도 겸직하고 있다.
SK건설의 법무 업무 최고 책임자인 윤리경영부문장을 맡고 있는 양정일 전무도 SK케미칼 법무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편, 17일 현재 SK건설 임원진 80명의 출신 대학을 분석한 결과 연세대가 13명(16.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대 11명(13.8%), 고려대 10명(12.6%), 한양대·인하대 각 6명(7.5%), 해외대학 4명(5.0%)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