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수 기자] 지난 30일 오후 2시 전동면 청송1리 철도종합시험선로 터널발파작업 현장.
제6터널 작업장 입구에서 60여명의 주민들이 몰려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는 천막 안에서, 일부는 꽹과리와 북 등을 치고 원을 그리며 저항하고 있다. 대부분 60∼80대 마을노인들이다.
이들은 농사철인 요즘 “만사를 제치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날 집회신고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다.
이로부터 1시간 뒤 전동면사무소 2층 대강당. 터널발파로 인한 피해현황 및 요구사항을 위해 협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세종시 신인섭 시민안전국장, 김선무 시의원, 김민순 전동면장, 철도시설공단, 시공사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해 마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영진) 와 머리를 맞댔다.
주민들은 철도시설공단 측에 터널발파로 인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보상 대책과 감리, 감독철저를, 또 시공사 측에는 10여 항의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피해보상과 관련해 한 관계자는 “시공사의 적절한 보상을 함께 논의했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신적 피해보상에 대한 말은 아끼고 있다.
토지보상에 대한 반발 또한 지속되고 있다. 현재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 감정(재 감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철도시설공단에서 일방적으로 평가한 토지보상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4월 철도시설공단은 토지보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은 감정평가사 2명이 철도시설공단에서 일방적으로 위촉, 주민들의 불신을사고 있다.
감정사 위촉과 관련해 30일 철도공사는 “지난해 1월 6일 세종시에 감정사 1명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마감기간인 3월2일까지 소식이 없어 배제됐다”고 공식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의 설명은 다르다. 결국 접수 기한을 넘기게 한 것은 시설공단 측의 “꼼수”라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자신들의 주장이 배제된 토지보상 평가라는 것.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지난달 2차 수용감정에 들어가 그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주민 간 갈등 속에 신규로 추진하고 있는 ‘세종 철도산업단지’와 ‘세종벤처밸리 산단’ 조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 시가 긴장하고 있다.
철도종합시험선로는 2544억을 들여 국내 철도 기술력 증진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다, 총연장 13km 선로가 전동면 일대를 휘감으며 설치된다.
이 선로 도로 안쪽과 인근에 신규 산업단지조성이 계획돼 있다. 철도종합시험선로와 연계된 이 산단은 각각 2014년 착공해 2018년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동면 일대 도로 곳곳에 ‘생종권 투쟁’과 ‘산업단지 결사 반대’ 등의 현수막이 험악한 마을 분위기를 잘 말해주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토지보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가시책이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불신이 연계된 지자체의 신규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