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위기’ 거론해 ‘보수혁명’ 당위성 확보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 쓴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원내대표 시절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다’로 정치권을 뒤흔든 그다. 그런 유 의원이 이번에는 보수의 위기를 거론하며 ‘보수혁명’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지난 5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법적으로 (전경련을) 해체할 수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으로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은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전경련 해체는 주로 야당이 내세우는 주장이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지난 3년 반이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공개적으로 내렸다.
지난 6일에는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해서 사과하라며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부산대학교 특강에서 “이대로 가면 건전한 보수가 도태되고 소멸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 저희(보수)가 자세도 좀 바꿨으면 좋겠다”며 “백남기 농민 사건은 공권력이 과잉 진압해서 한 시민의 목숨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국가가 과잉 진압에 따른 죽음에 대해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에도 헌법조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내세울 때 자주 헌법조항을 거론하곤 한다. 유 의원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말이 헌법 10조에 나온다”며 “존엄과 가치와 관련해, 요즘 백남기 농민 사건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특검하자고 하고 새누리당 일부는 부검을 하자고 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보수가 생각을 좀 바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말로 보인다.
이러한 비판은 자신을 기존의 보수(박근혜 정부)와 차별성을 두는 동시에 자신의 ‘보수혁명’의 당위성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당위성을 ‘보수위기’를 언급해 재차 확보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기존 보수가 지키려 했던 것은 반공과 친미, 시장경제와 성장이었으나 보수는 경제성장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낡은 보수로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보수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보수도 혁명을 할 때가 왔다”며 “혁명을 하지 않으면 보수는 자연스레 소멸하거나 도태할 거라는 위기의식을 보수당에서 정책하는 사람으로서 절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혁명’의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유 의원은 “물리적인 힘을 동원한 그런 혁명은 아니다”며 “조용하지만 보수 자신을 완전히 개선하는 걸 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