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전북 고창군과 (재)대한문화재연구원이 조사 중인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高敞 龍溪里 靑瓷窯址)’ 발굴조사 결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청자 제작 관련 공방지(工房址)와 감독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확인됐다.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는 고려 시대 청자 발생기의 ‘초기 청자’를 생산하였던 가마터로서 가마와 도자기를 구울 때 사용하는 갑발(匣鉢)과 가마벽체, 청자 등이 폐기돼 형성된 퇴적구릉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갑발(匣鉢)은 도자기를 구울 때 담는 큰 그릇으로 도자기를 구울 때 가마 안의 이물이나 재가 떨어지는 것을 막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마와 퇴적구릉에 인접해 있는 공방지에서는 ‘연토장(청자 태토 저장), 시유공(유약 바르는 곳), 건조장(그릇 건조)’ 등 청자제작과 관련한 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각 작업공간은 갑발을 칸막이로 사용해 작업 공간을 분할하고 있어 초기 청자의 제작이 각 공정에 따라 분업화 했음을 알게 됐다.
건물지는 담장시설 내부에 ‘冂’자의 배치형태를 띠고 있다.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는 1983년 1차 발굴조사 당시에 1022년을 의미하는 거란의 연호 ‘태평 임술(太平 壬戌)’이 적힌 명문 기와가 출토됐음에도, 그동안 청자가마와의 관계에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건물지의 하층인 기단채움토에서 ‘중간단계해무리굽완’ 청자가 출토됨에 따라 가마의 운영기간 중 신축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간단계해무리굽완은 초기 청자 표식유물인 해무리굽완 중 하나로 중앙이 평평한 내저원각(內底圓刻)이 불분명하여 중국식해무리굽완이라고도 한다.
이번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 발굴조사를 통해 공방지와 건물지 등 관련 시설이 확인됨으로써,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청자 제작공정과 운영 실태를 밝히고, 초기 청자요지의 경관을 복원하는데 보다 구체적인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21일 오후 2시에 공개되는 발굴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굴현장은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용계리 산21-1임야 일원이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