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 가산금리 합법 산정 여부 점검
[매일일보 홍진희 기자] 시중은행의 주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눈앞에 두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자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가산금리가 합법적으로 산정됐는지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서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코픽스(COFIX), 금융채 등 지표금리에 대출금리가 제대로 연동돼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지난 17일 기준 KEB하나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는 지난달 말 연 3.20~4.40%에서 연 3.54~4.74%로 올랐다.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연 2.94∼4.24%에서 0.24%포인트 오른 연 3.18~4.48%를 나타냈다. 우리은행[000030]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같은 기간 연 3.03~4.33%에서 0.12%포인트 오른 연 3.15~4.45%를 기록했다.지난달 3%를 넘어선 신한은행(연 3.35∼4.65%)은 0.31%포인트 증가했다.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표금리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통상 금융채 금리와 가산금리, 변동금리 대출은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다. 여기에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실적 등을 고려한 우대금리를 차감하면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적용받는 금리가 산출된다.문제는 가산금리다. 통상 은행은 가산금리에 각 은행의 업무 원가나 법적 비용, 위험 프리미엄, 목표 이익률 등이 반영한다. 최근처럼 시중 금리가 급등하거나 대내외 경제 변수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며 전체 대출금리가 상승하게 된다.은행들은 대출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하지만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은행이 시장금리 상승세를 틈탄 가산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 확대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실상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들어간 금융당국의 입장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문제는 앞으로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이후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미국 연준이 내달 금리를 인상 한 뒤 예상보다 빠르게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에 따라 1300조에 육박하는 국내 가계부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다양한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대출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한다는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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