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비즈] 정부가 이란 국영 멜리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폐쇄보다는 영업정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9일 "검사결과를 놓고 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논의를 마친 뒤 제재심의위원회와 은행 통보 등의 절차를 거쳐 제재 수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6일 '포괄적 이란제재법(CISADA)'에 따른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미국 정부는 지점 폐쇄를 바라고 있지만 이란은 제재 자체에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최근 검사에서 멜리트은행 서울지점이 외환거래법상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의 의무이행을 위한 지급 및 영수 지침'을 어긴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란 사데라트은행 등 금융제재 대상자와 거래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금융당국은 은행법과 외환거래법, 공중 등 협박 목적을 위한 자금조달 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 등을 놓고 적용 가능성을 따졌다. 그러나 건전성과 영업행위 등과 관련해 은행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폐쇄 등의 조치를 내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멜라트 지점이 한국은행의 승인 없이 금융제재 대상자들과 여러 차례 금융 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금융당국은 외환거래법에 따라 업무정지 2개월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한편 이란은 한국의 제재 수위에 맞춰 교역 중단 등의 보복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란과 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