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임박…유력후보 테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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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임박…유력후보 테러 가능성”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2.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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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흔드는 ‘또다른’ 손, ‘정치 테러’…정동영 ‘괴청년 신변 위협’ 받아 불안

정파적 목적, 개인신념, 정신이상자, ‘테러’ 감행 가능성 커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테러’ 불안…철저한 정보수집 필요

[131호 정치] ‘대선을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력 대권주자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회자되고 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수석위원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최근 주최한 ‘2007년 대선과 예상 돌발변수’ 세미나에서 “여러 가지 대선 돌발변수 중 가장 잔혹한 것이 정치테러”라며 “철저한 사전 정보수집과 치밀한 대책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수석위원은 올 대선에서 ▲정파적 목적에 따른 테러 ▲개인 신념 ▲정신이상자에 의한 ‘정치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정치권 안팎에서 이처럼 ‘테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데는 과거 해방공간에서 ‘이념적 내전(內戰)’으로 악용되던 ‘정치테러’가 한국사회에 또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유세 도중 테러를 당했고, 최근엔 한나라당의 외곽조직인 뉴라이트 코리아가 정동영 전 당의장 집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였으며, 지난 6일에는 정동영 전 당의장 부부가 탄 차를 괴한들이 위협한 일도 있어 이 같은 ‘정치 테러’ 가능성을 일방적으로 ‘일시적 현상’이라고 표현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 됐다.

정치테러의 악몽이 꿈틀꿈틀 되살아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지난 6일 백주 대낮에 정치테러로 볼 수 있는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신원불상의 괴청년들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았던 것이다.

측근들에 따르면, 정 전 의장은 이날 오전 대구를 방문하기 위해 서울 홍은동 자택 지하주차장을 나서는 순간, ‘나라사랑’이란 글씨가 붙여진 검정색 코란도 승용차가 그의 차량을 따라붙었고 괴청년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이 승용차는 서울역 도착 직전까지 정 전 의장의 차량에 바짝 붙어 위협을 가했다.

차량 바짝 붙어 위협…주행 중 욕설

이들은 주행 도중 승용차 창문을 열고 정 전 의장을 향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정동영은 사죄하고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정 전 의장 측근은 전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정 전 의장을 상대로 한 시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지난 5일 밤에도 있었다”면서 “이는 단순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계획적인 범죄이며, 차량을 뒤쫓으며 시위를 한 것으로 보건데 정 의장을 위협하기 위한 정치테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제 어떻게 있을지 모르는’ 기습성 테러는 공개석상에 자주 모습을 내비치는 정치인들, 특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고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우 지난 달 18일 이틀동안 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테러’를 우려, 방문계획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그리고 같은 달 26일 충북 청주를 방문, 한나라당 소속인 정우택 충북지사, 충북도의회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선 청주 상당경찰서 소속 경찰 3명이 이 전 시장에 대한 경호를 담당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경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테러’ 우려, 계획 취소하기도

이와 관련 경찰청은 지난해 5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선거기간 중 주요 정당인의 신변보호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그러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퇴원 뒤 한나라당측에서 신변보호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 경찰에 의한 박 전 대표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최근 ‘괴문서 테러’를 당하며 지난해 5월의 테러 악몽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괴문서 존재를 처음 공개한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에 따르면, A4용지 4장 분량의 괴문서는 박 전 대표의 사생활 관련 내용과 후보 검증론을 처음 제기한 유승민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성 표현으로 가득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사생활을 비롯해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근거 없는 의혹들이 괴문서에 열거돼 있었다”면서 “내용이 너무 졸렬하고 비열해 괴문서 작성 배경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친북세력이 테러를 일으킨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북한 직파 간첩이나 북한의 지령을 받은 이들이 대선후보를 상대로 테러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다소 신빙성 떨어지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대북정책에 변화가 오게 될 것이고 이를 우려하는 친북세력이 한나라당의 분열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나라당 내부에선 ‘괴문서’가 이명박과 박근혜의 분열을 노리는 ‘친북좌파 세력’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정치테러의 배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정치테러를 결코 경시하지 않고 철저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 등록 후 선거 운동 기간에만 경찰이 후보자를 경호하게 돼있다. 6개월 전에 각 정당 후보자가 뽑힌다면 5개월 이상 경호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일일보 11면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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