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부산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오륙도 SK뷰 아파트.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망진창이다. 각종 분쟁과 비리로 얼룩져, 랜드마크로 불리기에는 다소 멋쩍은 감이 적잖이 있다. 2008년 완공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수백여명의 입주예정자들이 사기 분양을 했다며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지금까지도 공방 중이다. 또 시행사는 국세 체납한 사실이 탄로나, 국가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사업부지에 대한 압류 조치를 당했으며,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도 세금 탈루한 사실이 드러나 수백억원대의 세금 추징을 당했다. 나아가 사업 초기에 시행사와 시공사간 맺은 이면 계약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현재 검찰과 국세청 등이 수사 중이다.
이에 <매일일보>은 오륙도 SK뷰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3탄에 걸쳐 심층 취재해봤다.

<싣는 순서>
1탄 - 건설 초기부터 입주까지 풀스토리
2탄 - SK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
3탄 - 해양공원 개발 둘러싼 이전투구  

SK건설이 단독 시공한 부산 오륙도 SK뷰 아파트(이하 SK뷰)는 2004년 분양 때부터 대단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전국 각지에서 분양 문의가 속출, 당시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평당 분양가가 두 배 이상 높았음에도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천혜 자연 속에 자리잡은 아파트란 점과 SK건설이 내세운 각종 혜택 등이 구미를 자극한 요인이었다. 

SK뷰 사업 초기 비하인드 스토리

하지만 분양 이전의 속사정을 아는 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많지 않다. SK뷰가 들어선 부산 남구 용호동 산 185번지 일대는 2004년 이전부터 ‘용호농장 공동주택 개발 사업’이란 이름으로 사업이 진행 돼 왔었다. 2002년 (주)팀디앤씨와 SK건설이 손잡고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당시 토지주인 용호농장의 내분을 이용하여 2003년6월30일 (주)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하 무송)이 2중계약을 하여 서로 쌍방분쟁으로 사업이 중단되다가 결국 대주단의 중재합의에 의해 2004년 3월11일 양도양수 약정서가 체결됐다. 무송은 팀디앤씨로부터 사업 전권을 475억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SK건설(60%)과 풍림산업(25%), 대주건설(15%)은 지분 비율대로 시공 참여하기로 합의 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 지 무송은 그해 10월27일 SK건설과 6246억여원(부가세 제외)에 단독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설이 분분하지만 그 중 SK건설이 사업을 독식하기 위해 꾀를 부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총 사업비가 1조7300억원(해양공원 개발 사업비 3300억원 포함)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업인 만큼 탐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이 설은 무송과 SK건설이 작성한 이행합의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해 11월17일 무송과 SK건설은 ‘이행합의서’란 이름의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매일일보>이 입수한 ‘이행합의서’를 보면 SK건설이 무송이 가지고 있는 시행사로서의 전권을 양도받는 대가로 310억원을 지급한다는 것과 대외적으로는 무송이 시행사로 행세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마디로 SK건설이 이 사업의 시행부터 완공 때까지 모든 권한을 가진다는 것이었다. 설계, 분양, 광고에서부터 철거 용역까지 세세한 소요 비용 모두가 SK건설의 결재를 득한 후 대외적인 시행사 무송을 통해 집행하기로 했다.

SK건설 단독 시공한 오륙도 SK뷰 아파트, 사업 초기부터 이면계약, 구린내 ‘물씬’

입주예정자들, 사기 분양 혐의로 SK건설 상대 소송 제기, 해 넘긴 날선 공방 

또한 기존 시공 참여키로 한 풍림산업과 대주건설은 공사시공부담비율 40%에 해당하는 도급금액의 12%의 ‘시공권 이익금지급청구권’만 가지기로 했다.

즉, 25%의 시공사 참여 지분을 가진 풍림산업은 이행합의서에 의해 시공사로 참여하지 못하고 약 200억원 가량의 이익금지급청구권만 가지게 됐고, 15% 지분을 가진 대주건설 또한 약 112억원 가량의 청구권만 가지게 됐다.

이후에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사실이지만 대주건설 허재호 회장이 SK뷰 시공이익금 112억여원을 사업과 아무 관련 없는 두림건설을 통해 횡령한 혐의로 2008년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형사 처벌 받았다. 

사업 전권 쥔 SK건설, 파격 홍보로 대성공

여하튼 이행합의서 체결 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해 11월 분양을 시작으로 불과 두 달여 만에 분양 완료됐다.

당시 49평형 기준으로 했을 때 평당 분양가는 약 900만원선, 총 분양가는 4억3천만원대로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두 배 가량 높았지만, SK건설의 파격적인 분양 홍보가 소비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겼다. 당시 분양대행업체 S사가 따로 있었지만, 이행합의서에 의해 사업을 전권을 거머쥔 SK건설의 주도하에 분양도 이루어졌다. 당시 분양 홍보 책자와 모델하우스 사진 및 각종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SK건설은 입주와 동시에 단지 전면에 펼쳐진 풍광을 더욱 만끽할 수 있도록 해양공원을 조성할 것이며, 경성대와 부경대역을 잇는 경전철 개통, 직선화 도로 확장, 단지 내 중학교 설립 등을 약속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해양공원 건립이었다. 물론 알고 보면 SK건설이 자발적으로 하려했다기보다 관할관청의 압력(?)에 못 이겨 등 떠밀려 맡게 된 셈이었다. 이 부분은 이행합의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해양공원 건립 사업은 관할관청이 오륙도 SK뷰 아파트의 사업승인 조건으로 내세웠던 것. 분양 완료 후 공사는 순조롭게 진척됐다. 물론 표면적으로만 그랬다. 공사 기간 동안 SK건설과 무송 그리고 풍림산업, 대주건설 간에는 이상 야릇한 거래가 오갔다.

입주예정자들로서는 당시 이같은 사실을 알 길이 만무했다. 

일부 예정자들, 입주 거부하고 나선 이유

그랬던 것이 잠자던 뇌관이 터지게 된 계기는 2006년 하반기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SK건설이 공언한 ‘단지 내 중학교 설립’이 무산 위기에 놓이게 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이를 알게 된 SK뷰 동호회 소속 300여명은 SK건설을 상대로 2007년 2월 부산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SK건설도 자사 명예 훼손 혐의로 소송대표 4명을 맞고소했다. 그러나 기업이미지 추락과 사업 진행을 고려한 SK건설은 관할구청과 합의한 끝에 중학교를 건설한 후 교육청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하면서 소송은 일단락 나는 듯 했다. 하지만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불어났다. 처음 소송에 참여한 인원이 300여명이었던 것이 1300명으로 늘어났다. 2007년 5월 입주예정자 1300명은 SK건설을 상대로 사기 분양 혐의로 계약해지 및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은 이랬다. SK건설이 아파트 완공과 동시에 해양공원을 완공할 것이라고 분양 광고했지만 부지는 땅만 파헤쳐진 상태로 방치돼 있어 명백히 사기 분양이라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경전철 개통, 직선화 도로 확장, 주방가구의 수입산 명품 사용 등 SK건설이 공언했던 것들이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날 선 공방은 해를 넘겨 계속됐고, 온갖 잡음 속에서 SK뷰는 2008년 8월 완공됐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SK건설이 약속한 해양공원 건립 등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제는 아예 입주를 거부하고 나섰다.

결국, SK건설은 8월30일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입주를 유도했으나 입주율 증가에 어려움을 겪자 10월28일 남구청에 해양공원 건립 착공계를 제출함에 따라 구청으로부터 동별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남구청은 논란의 핵심이었던 해양공원 개발 사업은 SK건설이 사업 시공사로 참여하기로 하고 28일 ‘착공계’를 제출함에 따라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문제가 사실상 해결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입주 거부자들은 SK건설이 해양공원 개발계획에 대한 정확한 건설계획과 예산안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해양공원 사업은 표류하게 될 것이라며 남구청의 동별 승인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나 동별사용검사 취득이후에도 SK건설은 씨사이드 해양공원을 착공하지 않고 있다. 

해 넘긴 공방, 초점은 이제 비자금 의혹

이후 소송은 SK건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2009년 5월 부산지방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SK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SK건설이 착공계를 제출한 만큼 약속을 어겼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판결에도 불구하고 입주 거부는 계속됐고, SK건설은 초강수를 뒀다. 2009년 9월 30일 비올에스란 특수목적회사가 SK뷰 미분양 및 미입주 세대 매입을 위한 2000억원대 규모의 자금 확보에 나섰다. 2000억원 전액에 대해 SK건설이 보증을 섰다. 자금을 확보한 SK건설은 그해 6월부터 일부 세대에게만 시범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하던 것에서 입주 거부를 해온 370세대에게 일괄 계약 해지 통보를 했고, 올 3월 재판매 강행에 나섰다. 현재 70%인 2,200여세대가 등기를 했고 실입주는 1,800~2,000세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입주를 거부하며 반발하고 이들도 많이 있다. 한편, 올 5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권오성 부장검사)가 무송의 서울 대치동 본사를 압수수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검찰은 무송과 SK건설이 SK뷰 건설 과정에서 조세 탈루 정황을 포착, 대규모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매일일보>이 입수한 국세청 및 법원 자료 등을 보면 무송은 조세 탈루로 수백억원대 세금 추징을 받았다.

오륙도 SK뷰 아파트 주요 사건 일지

2002. 9 / 팀디앤씨와 SK건설, 공동주택사업 프로젝트 파이넨싱약정서 체결 2004. 3 / 무송종합엔지니어링과 팀디앤씨 간 사업양도·양수 약정서 체결 2004. 10 / 무송종합엔지니어링과 SK건설 간 도급계약체결 2004. 11 / 무송종합엔지니어링과 SK건설 간 이행합의서 체결 2004. 11 / 분양 홍보 및 분양 개시 완료 2007. 2 / 오륙도SK뷰 계약자들 집단 소송 제기 2007. 5 / SK건설, 자사 명예 훼손했다는 이유로 맞고소 2007. 8 / 계약자 총 1,800여명, SK건설 상대로 계약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2008. 5 / 서울지방국세청, 탈세 제보에 의한 수사 착수 2008. 6 / 무송, 동양종합금융과 부동산관리처분신탁계약 체결 2008. 8 / 오륙도SK뷰 완공 (임시사용승인) 2008. 10 / 남구청, SK뷰 동별 사용승인 결정, 입주 시작 2009. 5 / 집단소송 계약자들 1심 패소, 항소 제기 2009. 9 / SK건설, 비올에스 SPC설립 통해 2000억원 규모 자금 2009. 11 / SK건설, 잔금 납부 거부해온 300세대 계약 해지 통보 2010.2 / 서울지방국세청, 무송에 대한 세금 탈루 혐의로 세금 추징 2010.3 / SK건설, 장기 미입주 가구 재판매 강행 2010.5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비자금 조성 및 탈세의혹 무송 본사 압수수색 단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