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국내 재계 서열 10위 두산그룹이 최근 입에 올리기조차 다소 거북한 사건에 잇달아 연루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즘 두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다. 그의 트위터를 방문하는 팔로어 수만 하루 수 천명에 이를 정도다. 이 덕분에 두산은 중공업의 무거운 기업 이미지를 한꺼풀 벗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력 계열사 임직원들이 잇달아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밝은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빛을 잃어 버렸다.
더욱 문제는 이 지경에까지 왔음에도 회사 차원에서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 기껏해야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에 대한 문책 정도가 고작이다. <매일일보>이 어찌된 영문이 지 알아봤다.
최근 입에 올리기 민망한 사건에 잇달아 연루돼 ‘골머리’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회사 차원에서 답할 성질의 것도 못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그럴 수도 없고, 한 마디로 난감할 뿐이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의 말에는 진정성이 묻어 나왔다.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한 답변이었다.
더욱이 자신을 이 지경까지 내몬 이씨의 아버지가 두산중공업의 현직 임원(상무)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위 모습이 트위터에 올리면서 삽시간에 퍼졌다. 대체로 이 여성에 대한 동정어린 댓글이 올라왔다.
반면 사건의 당사자가 속한 회사를 향해서는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네티즌 중에는 그동안 두산이 사람 중심의 경영을 표방해 왔는데 이번 사건은 두산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질타하기도 했다.
직원이 필로폰 제조해 회사 발칵
지난달에도 두산은 계열사 간부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 회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검찰에 따르면 두산전자 김모 부장은 지난 2월 대전의 선배회사 실험실에서 벤질시아나이드를 이용해 필로폰 2㎏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회사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이지만 신용 불량자로 전락한 동서 박씨의 부탁에다 화학 전문가로서 호기심이 발동해 필로폰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들이 필로폰 제조에 사용한 화학물질을 마약류제조 원료 물질에 추가해 유통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발만 ‘동동’
이어 그는 “사적인 사건에 회사가 개입할 수도 없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까지 입방아에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난감할 뿐”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자니 이미지만 손상되는 터라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라고 하소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