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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관심을 모았던 정인봉 'X파일'의 실체가 드러났다. 정 변호사가 제출해 한나라당 경선준비기구가 공개한 이 문건은 지난 96년 이명박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와 법원의 판결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유죄가 인정된 내용이어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지만 당시 사건 내용이 무엇인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전 시장이 의원직 사퇴까지 하게 됐던 당시 사건 내용은 뭘까. 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이명박 전 시장의 비서관이었던 김유찬 씨는 지난 96년 9월 이 전 시장이 6억원대의 불법 선거자금을 썼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선거캠프에서 선거유세팀과 전화홍보팀 팀장으로서 자원 봉사자들을 직접 관리했다며 상세한 지출 항목이 담긴 서류를 제시했고 여기에는 자원봉사자 유세사회자 운전기사 치어걸들의 명단과 주소 및 전화번호, 근무시간과 일당총액, 선거기획대행사에 세차례에 걸쳐 1500여만원의 돈을 건넨 것을 나타내는 영수증도 포함돼 있었다. 김 씨는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영수증을 확보한 신고누락선거비용만도 3800여 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이 당시 선관위에 신고한 선거비용은 7100만원이고 법정한도액은 9500만원이었다. 이 전 시장과 측근들은 선거부정 의혹 폭로 4일 뒤인 96년 9월 14일 오후 7시께 서울 모 호텔에서 김씨를 만나 "당신 때문에 우리가 곤경에 처했으니 당분간 외국에 나가 있으라"며 홍콩 출국을 권유했고 다음날 공항에서 도피자금 1만8000달러를 환전해 건네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 전 시장의 측근 2명을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했다. 이 전 시장은 이와 관련 96년 9월 25일 "김씨의 도피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지법은 97년 9월 이 전 시장에게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 위반죄를 적용,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시장은 항소했지만 서울고법은 98년 4월 29일 선거법 위반 혐의 부분에 대해 벌금 400만원을,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대해 "항소심 선고는 법적 판결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판결로 봐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결국 의원직을 자진 사퇴하고 98년 8월 부인과 함께 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교수로 미국으로 떠났다. 대법원은 99년 4월 10일 선거비용 초과지출 부분 등 유무죄 판단을 다르게 적용 환송시켰고, 99년 7월 8일 서울고법은 대법원 파기환송심 취지를 받아들였으나 형량 변동없이 벌금 400만원을 최종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