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를 역임한 정인봉 변호사의 이른바 ‘李 X-파일’이 당에 의해 ‘무가치’ 판정을 받으면서 검증논란이 일단락되는 듯 싶었으나 이번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공판 과정에서 거액을 주며 위증을 교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X-파일 파동이 제2라운드로 돌입할 전망이다.
그러나 ‘계속적인’ 의혹제기 반복은 한나라당의 입장에선 부정적인 영향으로 되돌아오고 있어 경선준비위 내 검증위원회가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당시 비서관으로 이 사건을 폭로했던 김유찬씨는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17층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시장측이 공판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하도록 교사하면서 그 대가로 1억2500만원을 줬다”고 주장했다.김씨는 특히 이 자리에서 “내가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던 지난 98년 지방선거 기간에 이 전 시장이 ‘제3자 화법’을 통해 살해협박도 했었다”는 주장까지 내뱉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는 “전형적인 김대업 수법”이라고 일축했다.
캠프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치가 아직도 2002년 추악한 공작정치 수준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 개탄스럽다”면서 “김씨가 최근까지도 이 전 시장에 대한 음해성 책을 쓴 뒤 언론사를 찾아다니면서 거래를 시도하다 실패한 걸로 알고 있다. 우리쪽에도 여러 차례 돈을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한 것으로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한마디로 김씨의 주장은 돈을 요구하다 수포로 돌아가자 저질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는 것.
이와 반대로 정 변호사의 자료 제출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무가치’로 규정한 검증위에 대해 내심 불편한 심기를 갖고 있던 박 전 대표측은 겉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번 ‘의혹’에 대해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유찬씨의 이번 폭로로 이명박과 박근혜측은 새로운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됐다”면서 “설 연휴가 지나면서 양측의 대충돌이 야기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의 검증 파동으로 국내 정치권이 시끄러울 당시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박 전 대표는 19일 귀국한다. 박 전 대표가 앞으로 이-박 충돌 현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이 같은 시기적 흐름 때문에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