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리틀 이건희’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 그는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부사장을 건너뛰고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의 고속 승진을 두고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사장이 호텔신라를 맡은 후 관련업계에 조차 놀랄만한 성과를 냈고, 특히 최근엔 인천공항 면세점에 콧대 높은 외국산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유치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이 점이 성과 주의자인 이건희 회장의 마음에 쏙 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이 사장의 이번 승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루이비통 유치를 두고 최근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부진 사장 초고속 승진에 한 몫한 ‘루이비통 인천공항 면세점 유치’ 뒷말 ‘무성’
업계 일각, “인천공항, ‘루이비통’에 특혜 줬다” 의혹 제기, 형평성 논란도 ‘모락모락’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호텔신라 면세점을 통한 인천공항에 들어온다. 루이비통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세계 어느 공항에서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명품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것이었다.
이부진 사장의 파격 승진 배경
그랬던 루이비통이 지난 10월말 호텔신라와 인천공항 면세점 내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에서 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내 명품 업계 1위인 루이비통의 인천공항 면세점 유치를 둘러싸고 국내 면세점 매출 순위 1,2위를 다투는 롯데호텔과 호텔신라 간의 치열한 물밑 전쟁이 있었다. 전쟁은 무려 3년 동안 벌어졌다.
콧대 높은 루이비통 역시 호텔신라와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계약을 체결하기 까지 심사숙고를 했다.
지난 4월 초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그룹 아르노 회장이 인천공항을 직접 방문해 인천공항 쇼핑시설인 ‘에어스타 애비뉴’를 둘러보기까지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아르노 회장은 루이비통의 오랜 원칙인 공항 면세점에 입점하지 않는 것을 어기고, 인천공항 입점하는데 상당한 고민을 했었을 것”이라며 “더욱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재벌가의 자제들이 루이비통 유치를 놓고 더 좋은 제안을 한 터라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애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하튼 호텔신라는 루이비통의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을 성사시키며, 면세점 업계 내 위상이 더 높아졌다.
쟁쟁한 롯데와의 기나 긴 싸움 끝에 승리를 쟁취한 이부진 사장에게는 당연히 합당한 대우가 필요했다. 이 사장은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을 건너뛰고 전무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의 이번 승진에 루이비통 유치가 크게 기여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사장의 승진 소식은 회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 사장의 승진 인사가 나자 바로 호텔신라의 주가는 위로 치솟기 시작했다.
호텔신라는 한때 장중 7.4%까지 치솟았고, 그가 고문을 겸한 삼성물산 역시 장중 7.2%까지 급등했다.
루이비통 인천공항 입점 특혜 논란
그런데 이 사장의 승진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루이비통 인천항공 면세점 입점’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은 이 사장의 승진 소식이 워낙 세간의 관심을 끈 탓에 파묻혀 버렸다.
제기된 특혜 의혹은 이렇다. 호텔신라와 입점 계약을 맺은 루비비통은 인천공항 면세점 내 최대 규모의 면적을 차지하며, 임차료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며, 임차기간 역시 인천공항 면세점이 생기 이래 최장기라는 것이었다.
먼저 면적 부분을 보면 루이비통은 인천공항 면세점 내 가장 큰 규모인 550㎡를 사용하게 된다. 이중 기존 신라면세점의 공간은 불과 115㎡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고객편의시설인 서점과 카페, 탑승 대기승객 휴식 공간 등을 철거하여 공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때문에 다른 시설까지 철거 및 이전하는 것은 명백히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며, 더욱이 루이비통이 들어설 공간은 인천공항 면세점 내 중앙을 차지하는 27번과 28번 게이트이므로 승객들의 안전에도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임차료와 임차 기간도 이상하다. 루이비통은 인천공항 내 다른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전체 매출의 40%를 임차료로 공항에 내는 것에 비해 무려 30% 저렴한 임차료를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 기간 역시 통상 5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것과 비교할 때 10년 동안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이 형평성에 어긋난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른 업체들의 진출과 기회비용을 빼앗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업계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한 데에는 인천공항과 호텔신라 그리고 루이비통 간에 알려지지 않은 거래를 했을 것”이라며 “추측하건대 호텔신라는 루이비통의 이번 거래를 단지 위상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기보다 향후 호텔신라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삼기 위한 1차 포석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특혜 지적 부분, 현재 조율 중
이에 대해 호텔신라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루이비통 유치는 인천공항을 통해서 환승을 하는 중국 고객들을 이용한 중국시장을 잡기 위한 포석 차원으로 봐달라”라며 “아직 루이비통 의 규모와 임차료, 임차기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인천공항 측과 현재 조율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사업영업팀 관계자 역시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라며 “루이비통의 경우엔 신라면세점 뿐만 아니라 롯데면세점에서도 유치하려고 노력해온 브랜드인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일각에서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협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