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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7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제가 존경하는 분들 가운데 대선 참여를 원하는 분들이 많았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이 시기에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라는 말씀이었다. 저 역시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그동안 제가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 제 나름대로 보답해야 한다고 느껴왔다. 그래서 저는 지난 몇 달간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왔다.그러나 많은 생각끝에 내린 결론은 이번 대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제게 그럴 만한 자격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치는 비전과 정책제시 뿐만 아니라 이를 세력화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국가의 미래와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지지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선 정치세력화 활동을 통해서 지도자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태껏 그런 세력화 활동을 이끌어본 적이 없는 저는 정치지도자로서 나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또한 제가 그동안 소중하게 가져온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정치세력화를 추진해낼만한 능력도 부족하다. 조금 더 빨리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조금 더 차분하게 정치참여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저의 고민이 정치적인 계산과 소심함으로 비추어지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기도 했다. 이 모두가 제 불찰이다.지난 몇 달간 많은 분들이 정치참여와 관련해 제게 따뜻한 관심과 조언을 주셨다. 이 분들께 깊은 감사와 사과의 뜻을 함께 전한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지식인으로서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