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개인 순저축률이 가계 부채와 소비 증가 등으로 미국보다 낮은 3%선으로 뒷걸음질하고, 노동소득 분배율도 악화되는 등 성장의 그림자 또한 짙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국민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759달러로 지난 2007년(2만1695 달러 )이후 3년 만에 2만 달러 고지를 재차 돌파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 총생산(GDP)도 민간소비, 설비투자, 수출 등 ‘트리플 엔진’에 힘입어 전년(0.3%) 대비 6.2%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농림어업(-4.3%)과 건설업(-0.1%)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제조업(14.8%)이 내수 및 수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등 지난해 한국경제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또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1%), 전기가스 수도업(4.7%), 서비스업(3.5%),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6.8%), 운수 및 보관업(9.6%), 금융 보험 부동산 및 기타 서비스업(2.1%), 문화 및 오락서비스업(0.7%) 등 건설업을 제외한 거의 전영역이 호조세를 보였다.
지출면에서 보면 설비투자(25%)와 수출(14.5%), 민간소비(4.1%) 등 전분야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전년(2009년) 마이너스 9.8%를 기록한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금속공작 및 성형기계, 정밀기기를 비롯한 기계류 투자가 30.8% 증가하면서, 지난해 한국경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민간 소비는 승용차, 에어컨을 비롯한 내구재 소비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의류, 신발을 비롯한 준내구재 지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 지출로 전년에 비해 3%증가했다.
지난해 기업들은 수출호조와 소비증가로 이익이 증가하면서, 투자를 늘리고 내부 유보도 증가하는 등 살림살이가 나아졌지만 같은 기간 개인 순저축률은 3.9%를 기록하며, 전년(4.1%) 대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카드사태가 터진 지난 2002년 당시 0.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개인 순저축률은, 2007년, 2008년 두해 연속 2.6%에 그친 이후 다시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4%대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개인 순저축률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가계 부채규모가 커지며 이자부담이 증가한데다, 경기호조로 소비 또한 높은 증가율을 보인데 따른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노동소득 분배율도 지난해 59.2%로 지난 2007년(61.1%)이후 꾸준히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인구 2000만명 이상인 국가 중 1인당 국민총소득이 넘는 나라는 10여개에 불과하다”며 “환율 추이, 경제 성장률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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