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이나 정파의 유력 대권주자들은 물론 중앙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까지 대거 광주로 모여 5.18 주간 동안 광주는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5.18 희생자들의 넋과 숭고한 뜻을 기리는 추모의 의미는 퇴색된채 5월 광주가 자칫 대선분위기에 묻혀 각 정파간의 정치선전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18 주간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은 인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2일 오전 광주를 찾아 지역 문화.예술.언론계 인사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문화행동' 임원진 4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오후에는 광주.전남지역 당원들과 함께 무등산을 등반한데 이어 지역 언론사 사장단과 만찬을 가졌다.
이 전 시장은 또 13일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 마라톤대회에 참석한뒤 경주이씨 종친회와 '나라사랑 시민포럼' 2차 세미나에 참석한다.
이 날 5.18 마라톤대회에는 이 전 시장 뿐만아니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혁규 의원도 참석한다.
정 전 의장은 이 날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소속 회원들과 함께 5.18㎞ 구간을 달린다.
범여권의 유력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5.18 전야제인 오는 17일부터 3일동안 광주에 머물 계획이다.
해마다 5월 행사에 빠지지 않았던 손 전 지사는 올 해에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국립묘역 참배와 함께 호남민심을 살필 계획이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도 오는 18일 광주를 찾는다. 김 전 의장은 특히 범여권 대권주자들에게 망월동 국립묘지 공동참배 이후 연석회의를 갖자고 제안한 상태여서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잠재적 대권후보들도 대거 광주를 찾을 예정이어서 5월 광주가 대선주자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일 전야제가 열리는 17일과 기념식 당일인 18일에는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범여권 국회의원들 대부분과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여 '이동 여의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5.18 추모열기로 뜨거워야 할 광주가 대선 분위기에 휩싸이면서 본래 취지가 흐려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정치인들은 매번 대선때마다 놀라울 정도의 저력(?)을 발휘해 왔던 호남민심을 아우르기 위해 이번 5월 광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특히 '5월 광주의 의미'를 기리기 보다는 여론주도층과의 간담회나 각종 강연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데 치중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 구길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