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본무 친정체제구축‘비상구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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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본무 친정체제구축‘비상구를 찾아라’
  • 파이낸셜투데이
  • 승인 2003.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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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금융업 좌절 ‘대선비자금까지’

LG가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친인척 등용으로 직할 체제를 만들고 있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각종 여건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친정체제 구축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지난주 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구씨 지배체제를 강화했다.

LG상사도 구자경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 구자승 LG상사 전 사장의 장남 본걸 (LG산전 부사장)씨가 최근 주식매집으로 최대주주가 됨에 따라 본걸씨의 경영참여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소환 가능성과 함께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로 결국 금융업을 포기하는 등 경영권 동요가 계속되자 구 사장의 중용을 통해 총수 일가의 직할체제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G 전자계열사의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은 무엇보다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의 그룹내 위상을 강화하고 선진 시장에서의 해외 브랜드파워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 우선 고려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최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LG카드 유동성 위기에 따른 금융업 포기 등 잇따르는 악재속에서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는 동시에 외풍에 흔들려온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구씨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지난 99년 합작사 설립과 함께 CEO에 오른 뒤 3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함으로써 전자계열사 실세 오너이자 캐시카우인 LCD 업체 CEO에 부합되는 위상을 갖추게 된 것.

카드 유동성 해결 위해 LG 지분 담보제공
결국 금융업 포기…경영권 동요 구씨 지배체제 강화
 
특히 최근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소환 가능성과 함께 구 회장이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LG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결국 금융업을 포기하는 등 계속되는 경영권 동요를 구씨 지배체제 강화로 보강하려는 목적이 담겨있다.

또 구본준 사장의 승진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LCD사업의 그룹내 위상을 한층 높인 것으로 향후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자금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 부회장은 이와함께 사장 취임 3년만에 LG필립스LCD를 세계 TFT-LCD 업계 1위에 올려놓는 등 그룹이 강조해온 '1등 LG' 구호에 부합하는 경영실적을 올린 것이 크게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한편 LG전자 인사에서는 손진방 부사장이 중국지주회사 사장에 오르고 윤홍식 세탁기사업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 출신들이 다수승진 내지는 요직에 오른 것도 김 부회장 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와관련 선진 지역에서 LG전자의 브랜드파워를 한층 강화하고 각종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통해 이 지역 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1등 LG'를 주창해온 LG가 국내외에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 가장 먼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방법이 절실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설된 북미.유럽 총괄에는 안명규 부사장(DA사업본부 해외마케팅담당)과 김종은 사장(정보통신사업본부장)을 임명해 자리에 무게를 더했다는 평가다.

북미총괄은 미국 뉴저지에, 유럽총괄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치된다.

LG전자가 CEO직속으로 '브랜드 매니지먼트팀'을 신설하고 PDP 시장 확대에 대비해 공장장 체제를 운영하며, PDP 및 LCD TV 전담 마케팅 조직을 구성한 것도 승부사업에서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LG그룹에서 완전히 독립체제 소그룹으로 전환하는 구자홍씨의 LG전선 회장 추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선 이사회에서 구자홍 전LG전자 회장을 내년초 LG전선 회장으로 추대키로 함에 따라 구 전 회장은 지난 10월 LG전자 회장직 사임 이후 5개월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다.

재계 서열 2위 흔들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팽배

구 전 회장의 LG전선 회장 취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LG그룹 지주회사체제 도입을 위해 지난 99년부터 창업주 일가의 합의로 진행된 계열사 분리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구태회.평회.두회 창업고문 일가가 대주주인 LG전선, LG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등 4개사 분리작업이 시작됐고 구태회 창업고문의 장남인 구 전 회장도 이 과정에서 LG전자 회장에서 물러났다.

따라서 지난달 말 계열분리가 완료된 LG전선 등 4개사가 내년초 전선 소그룹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태회.평회.두회 창업고문 일가  자손의  맏형격인 구 전 회장이 전선 소그룹의 주축이 될 LG전선의 회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이다.

구 전 회장은 LG전선 회장 취임과 함께 지난달 LG그룹에서 분리된 4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내년초 6개 계열사로 재편될 예정인 LG전선 소그룹의 회장직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선 소그룹은 계열분리된 4개사에다 지난 12일 LG전선계열사로 편입된 LG산전과 같은날 구 전 회장과 친인척 등이 지분을 인수한 광케이블 생산업체 희성전선이 가세, 자산규모 5조1천억원, 연매출 6조3천억원 규모의 전력설비 및 에너지 전문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역시 그룹 창업고문인 구평회 LG칼텍스가스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G전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회장직과 부회장직을  구태회. 평회  창업일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선 소그룹의 지배권 역시 이들 일가가 공고히 하게될 것으로 관측된다.

어쨌든 LG그룹은 올 한해를 도약에 해로 만든다는 전략아래 하나로통신을 인수해 종합통신업체로 만들겠다는 꿈이 좌절되고 유동성 위기로 금융계열사들도 내줘야 했다.

따라서 그동안 지켜오던 국내 재계 서열 2위마저 흔들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친인척 경영체제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LG그룹은 금융업 포기를 공식 선언했고 지난 73년 전신인 국제증권 설립 이후 30년만에 금융계열사 없이 그룹을 운영하게 됐다.

이같은 그룹운영은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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