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채움공제 2년간 불리한 처우 참아야 / 청년일자리대책 대기업 취준생 위한 설계 /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종사 취약 청년 소외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한 중소기업에서 마케팅업무를 담당하는 성모씨(26세)는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내일채움공제에 지난해 11월 가입했지만 현재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신입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체계가 잡혀있지 않고 해당 업무능력을 키울 만한 사내 지원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청년 일자리 특단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오는 6일 국회에 제출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부 추경안에 대해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핵심 정책인 내일채움공제에 대해 청년들의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지원해 근속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2016년 7월1일부터 12월까지 시범사업에 5217명의 청년이 참여했고 지난해에는 4만124명, 올해는 2월 기준 8137명이 가입한 상태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이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청년 일자리 대책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정책 자문을 했던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7월 내일채움공제 첫 만기일이 되면 청년들의 이직사태가 정부 일자리 정책의 핵심적인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김 사무처장과의 인터뷰를 간추린 것이다.-내일채움공제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내일채움공제의 핵심은 근속이다. 자산형성보다 근속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직하면 자기가 냈던 것만 돌려받을 수 있고, 평생 한번 가입만 가능해 2년 동안 묵혀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그 자체가 고용된 청년 입장에선 사업자한테 협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럼 청년들은 어떤 유무형의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인데 기업을 통해 가다보니 중간에 왜곡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그래서 차라리 근로장려세제 혜택 대상을 대폭적으로 강화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청년층 중에 가장 취약한 일자리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내일채움공제 가입을 못한다. 그래서 이번 정책은 취업최상위 계층 바로 아래에서 대기업·공공기관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을 중소기업에 취업하게 하려는 방향으로 설계가 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청년층에서도 취약 계층은 소외됐다.내일채움공제와 비슷한 게 '서울시 희망 두배 청년통장'과 '경기도 일하는 청년통장'이 있다. 서울시에서 하는 희망통장은 개인 직접 지원으로 중위소득 80%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이에 반해 내일채움공제는 근속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저임금 청년들의 자산형성에 대한 접근은 안 보인다. 임금격차를 해소한다기보다 근속을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