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일보 송경남 기자]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다. ‘4·27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관계 완화 등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뿐 아니라 10·4 선언에서 합의된 동해·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의 연결,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착수, 경제특구 건설 등의 경협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에 향후 남북 경제협력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산업이 건설업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북미정상회담이 끝나자 “한반도 평화 정착의 초석이 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환영·축하하며 본격적인 평화시대가 열리고 남북 건설 경제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게 될 건설 분야 남북경협 사업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 것도 이 때문이다.대형건설사들도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토목·전력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 이미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은 대북 TF를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은 내부 영업팀 등을 통해 토목과 전력 등 인프라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건설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남북경협이 국내 건설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나온 것이다.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건설 수주 부진과 주택시장 위축, SOC 예산 축소 등으로 고사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 특히 오는 2020년이 되면 건설경기가 사이클상 불황국면에 진입해 신도시 개발과 광역교통망 건설과 같은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가 점진적으로 줄어든다. 이에 건설업계는 심각한 일감 부족에 직면하게 된다.이 같은 상황에서 남북경협 추진 소식은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남북경협이 국내 건설산업에 3가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 및 경제 성장에 필요한 지역 개발 수요는 국내 건설업계에 직접적인 사업 기회를 준다. 또 한계에 다다른 국내 건설시장도 튼튼한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끝으로 북한을 통해 중국·러시아 등 동북아 지역과의 연결을 위한 메가 프로젝트까지 추진되면 우리 건설기업의 주력시장이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물론 현재로서는 건설 분야에서 가시적인 수주가 언제 나올지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북 경제제재가 풀리고 북한 건설시장이 열리면 우리 건설산업은 분명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2013년 국토연구원은 북한의 노후 인프라 교체에 44조원, 2014년 금융위원회는 20년간 북한 인프라 구축비용에 150조원이 소요된다고 예측한 바 있다. 건설업계의 철저한 준비와 적극적인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