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도로 연결, 건설·관광·에너지 사업 추진 ...기업, 금융권 준비에 박차
[매일일보 박성수 기자]남북정상회담에 이은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신(新)남북경협 시대가 열리고 있다.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갈 경우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무르익고 있다.특히 앞서 14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안보과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와 남북공동번영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는 새로운 남북경협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정부와 공기업은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기업들은 건설·관광·에너지 사업을 가장 먼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정부는 우선 문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에 개발하는 남북통합 개발전략이다.동쪽에서는 부산~금강산~원산~나선~러시아로 이어지는 에너지 벨트를 만들고 서쪽에서는 목포~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산업·물류벨트를 조성한다. 또 동서방향으로 비무장지대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벨트를 구축해 한반도를 ’H자’ 모양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가장 먼저 추진될 분야는 남북철도와 도로 연결사업이다. 경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남북철도나 도로 연결 같은 인프라 건설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이달말 열릴 예정인 남북철도 협력분과회의에서는 이전 연결됐던 철도 개보수 뿐만 아니라 신규구간 신설과 노후 철로 현대화를 통한 원활한 물류수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남북경협 확대에 직접적 연관성이 높은 문산~개성~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철도 복원사업이 추진된다.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의선을 통해 문산역에서 개성공단을 매일 1회씩 운행하던 화물열차는 총 222회 정시운행을 했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금까지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경의선 철로는 개성~신의주를 잇는 410㎞구간의 철로 현대화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도로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다가 무산된 문산~개성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실사가 유력하다. 문산~개성 고속도로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내포나들목에서 개성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오는 2020년 완공되는 수원~문산 고속도로가 서울을 통과한다. 북으로 문산~개성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서울과 평양이 바로 연결된다.남북을 연결하는 하늘길 개방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최근 우리나라 공역을 통과해 제3국을 왕래하는 국제항로 개설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안한 바 있다.남북 접경지역을 경협특구로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개성공단처럼 군사분계선 남쪽 접경지역에 우리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 특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특구에는 정부 지원은 물론 세제 감면, 기반시설 지원,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법률의 적용 배제 등 각종 혜택을 주게 된다.경기연구원은 330㎡규모의 통일경제특구를 조성하면 9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7만명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인프라 확충에는 국토교통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국토부는 우선 철도공단 등을 중심으로 대북 교통인프라 경협지원을 위한 공공기관팀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팀은 실사 이후 인프트 투자 비용과 설계, 착공과 준공 시점 추산 등의 실무분야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꾸려질 전망이다.기획재정부는 남북경협 사업의 사전준비를 위해 물밑에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경협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기재부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재가동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15 선언 이후 구성된 이 위원회는 부총리를 수석대로로 남북경협사업을 총괄하고 있다.기재부는 우선 남북경협 실무부서인 남북경제와와 남북경협팀의 조직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개성공단·광역두만강개발계획 등 경협사업이 산적하기 때문이다.재계에서는 현대와 롯데, GS, 두산, KT 등이 남북경협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경협사업TF(태스크포스)를 본격 가동하고 주요 전략과 로드맵 구성에 들어갔다. 현대는 우선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을 분야별로 준비하고 북측과 체결과 7대 SOC 사업권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