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외국인이 국내기업으로부터 가져간 배당규모가 사상 최대인 9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배당금 받아가기가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배당소득 증대 세제 등 혜택이 폐지돼 굳이 기업들이 통큰 배당을 실시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 결산법인 중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8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국인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2013년 이후 매년 20% 이상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전체 배당금 중에서도 외국인 비중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39.5%를 기록했다.외국인은 글로벌 기업에게 주주가치제고 등을 요구하며 배당률이 높은 주식을 중심으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이 사상 최대의 배당을 결정하는 등 국내 제조업체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말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알려진 통신사의 외국인한도 소진율은 각각 KT(100%), SK텔레콤(84.5%), LG유플러스(84.2%)에 달한다.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1조7786억원으로 외국인 배당규모가 크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5437억원, 477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현대자동차(4372억원)△S-Oil(4074억원)△SK하이닉스(3450억원)△SK텔레콤(2964억원)△KT&G(2926억원)△하나금융지주(2720억원)△삼성화재보험(2466)순이다.이들 기업을 포함해 주요 상장사는 실적 개선과 정부의 배당 장려책에 힘입어 지난 2015년부터 배당을 크게 확대 했다. 다만 올해부터 세제혜택 폐지로 기업들의 배당 이유가 사라진 만큼 향후 외국인 배당금 증가세 다소 주춤 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정부는 지난 2일 2014년 말에 3년 시한으로 도입한 배당소득 증대 세제(고배당하면 배당소득세율 인하)는 폐지하고, 기업소득 환류 세제(기업이 현금 쌓아두면 추가 세금 부과)는 '투자·상생협력촉진 세제'로 바꾸면서 배당을 법인세 공제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세제 혜택은 지난 3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의 현금 배당 규모를 11조원대에서 20조원대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어 배당을 촉진하면 가계소득도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그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정부는 결국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제혜택이 도입 취지와 달리 배당 확대의 혜택이 고소득자나 외국인에게 돌아가 가계소득 정체 및 배당적자 확대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한 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과세 정상화를 목적으로 이전 정부의 배당 장려책을 없앨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상장사는 배당을 확대하거나 배당 수익률을 관리할 동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도 세금 혜택이 사라져 고배당주 투자 매력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