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1국 직원 30여명 7월 26일부터 130일 일정 돌입
[매일일보=김석 기자] 지난 3월 10일 이건희 회장의 ‘정부 경제정책 낙제점’ 관련 발언으로 삼성에 대한 국세청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실시됐다는 추측이 불거진 가운데 국세청이 드디어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국세청과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서울 서초동에 소재한 삼성전자 본사에 지난 26일부터 오는 12월 초까지 약 130일간의 일정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직원 30명 정도를 투입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이번 세무조사가 이례적으로 서울지방국세청의 교차세무조사로 이루어지는 만큼 고강도 세무조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삼성물산 세무조사를 주관했던 김영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前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이 지난 6월 30일자로 이동, 이번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휘해 그 결과에 업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에서 올해 초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그룹 계열사 지분구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도 이뤄질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는 지난 2007년 하반기 조사를 받은 이후 4년 만이며, 삼성전자는 당시 세무조사 종료 후 180억원의 세금을 추징 받았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26일부터 국세청이 세무조사가 시작됐다"며 "구체적인 세무조사 착수 배경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개별회사 세무조사와 관련된 일정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이야기 할 수 없다”며 대상 기업이 삼성전자인 만큼 내심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지난 2월 17일 착수 예정이었으나 조사 예정일 하루 전인 2월 16일 삼성전자의 연기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세무조사 착수 시기가 7월 26일로 연기됐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지난 2월 당시 삼성전자가 국세청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관련해 IOC위원인 이건희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회사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사유가 세무조사 연기신청 배경이라는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세무조사 연장 배경을 두고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월 세무조사 일정을 통보했었고, 분명한 사유가 있어 세무조사 연기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며 “관련된 자료나 내용은 담당부서만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말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4월 삼성화재, 6월 삼성생명, 10월 제일기획, 11월 삼성토탈, 삼성에버랜드에 이어 올해 초 2월 삼성물산, 4월 호텔신라, 삼성중공업, 6월에는 삼성정밀화학이 연이어 세무조사를 받았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에 대한 세무조사가 종료 된 후 국세청의 추징세금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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