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에서 비롯된 오너리스크는 현재진행형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이 다음 달부터 정상화될 전망이다. 기내식 담당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의 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기내식 대란으로 불거진 오너리스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기내식 공급 업체를 GGK로 변경할 예정이다. 당초 10월로 예상했던 기내식 완전 정상화가 한 달가량 앞당겨지는 셈이다.
GGK는 당초 7월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지난 3월 기내식 제조를 위해 신축하던 영종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무산됐다.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지자 아시아나항공과 GGK는 공장을 다시 짓는 데 필요한 약 3개월 동안 임시로 중소 규모 기내식 업체 샤프도앤코에 기내식 공급을 맡겼다.
그러나 하루 3000식 규모의 기내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가 2만∼3만식 규모의 아시아나 기내식을 무리 없이 공급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7월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출발이 지연되는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다.
현재 GGK는 신축한 기내식 제조공장을 관세청으로부터 보세구역 특허 승인을 받았다. 현행법상 보세구역에서 기내식 생산을 위한 공장을 설립하면 세관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GGK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정상적인 기내 공급을 위해 다양한 방안 검토 중인 상태다.
기내식 대란으로 불거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오너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박 회장의 배임 혐의를 놓고 사건을 배당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기내식 업체 LSG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협상할 당시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그룹이 이를 거부했다”며 박 회장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를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2016년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아시아나항공이 계약을 해지했다는 게 LSG 측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10년 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된 박 회장이 1600억원 규모 채권 발행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고 무리하게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다가 기내식 대란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박 회장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오는 24일에도 대한항공 직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항공재벌 갑질격파 시민행동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이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되면서 회사 측에서는 기내식 문제로 인한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며 “다만, 기내식 대란에서 비롯된 오너리스크와 기업 이미지 훼손, 고객 신뢰 추락 등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